"i30는 동급 수입차에 비해 월등한 연비를 실현했다. 11월에는 배기량 2.0ℓ 모델을 추가해 동급의 수입차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

현대자동차가 유럽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해치백 스타일의 i30(아이써티·사진)를 출시하면서 2000만~3000만원대 중저가 수입차와의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현대차는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페이퍼테이너 뮤지엄에서 열린 i30의 신차발표회에서 이 차량이 폭스바겐 골프와 푸조 307 등의 수입차보다 주행성능과 연비 면에서 뛰어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i30의 슬로건은 '유럽 전략형 차량'이지만 최근 내수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중저가 수입차의 대항마로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이나 푸조 등을 유럽은 물론 국내에서도 라이벌로 삼아 경쟁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i30는 최고출력 121마력,ℓ당 연비 16.0km(수동변속기 기준)로 동급의 폭스바겐 골프(102마력,ℓ당 10.2km)나 푸조 307(109마력,ℓ당 10.0km)을 앞선다. 가격은 1000만~1500만원 저렴하다.

현대차가 중저가 수입차를 직접 겨냥하고 나선 것은 최근 혼다,폭스바겐,푸조 등을 필두로 2000만~3000만원대의 수입차 판매량이 20~3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2000만~3000만원대 수입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2%나 증가한 6625대가 팔려 전체 수입차 판매 증가율(26.3%)보다 두 배 이상의 증가 속도를 나타냈다. 법인 판매가 아닌 개인 판매를 기준으로 한 20~30대의 수입차 구매도 지난해 상반기 2359대에서 올해 상반기는 3430대로 45.4%나 늘어났다.

최재국 현대차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유행을 선도하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국내 선도 업체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행에 민감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20~30대 소비자를 더 이상 수입차에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i30의 배기량 2.0ℓ급 모델이 나오는 연말쯤엔 i30와 동급의 수입차 간에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