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김경태(21)가 한국남자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열린 SBS코리안투어 삼능애플시티오픈(총상금 3억원) 원년 챔피언이 됐다.

김경태는 12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의 애플시티CC(파71·길이 7179야드)에서 개최된 대회 4라운드에서 1오버파(버디2 보기1 더블보기1)를 기록,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모중경(36)을 5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시즌 개막전인 토마토저축은행오픈과 GS칼텍스오픈에 이어 올해 3승째다. 첫날 1위에 나선 뒤 단 한 차례도 선두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우승한 김경태는 국내 남자프로골프에서 프로입문 후 최단기간(7개월17일)에 3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또 우승상금 6000만원을 받아 시즌상금이 3억2372만여원으로 불어났다. 이 액수는 지난해 강경남이 세운 남자골프 단일시즌 최다상금(3억262만여원)을 넘어서는 새 기록이다. 한 선수가 시즌 3승을 기록한 것도 2000년 최광수와 강욱순 이래 7년 만이다.

3라운드까지 2위 오현우(27)에게 4타 앞서 우승이 예견됐던 김경태는 이날 전반에는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3번홀(파4)에서 티샷이 밀리면서 OB가 나는 바람에 이번 대회 유일한 더블보기를 범했다. 또 이 코스에서 가장 어렵다는 5번홀(파4·길이 528야드)에서는 첫날처럼 '2온'에 실패한 뒤 보기를 기록했다. 이로써 전반에만 3타를 잃으면서 오현우와의 간격이 2타로 좁혀졌다.

그러나 프로 4년차로 시드조차 없는 오현우는 '챔피언조'의 부담 탓인지 김경태를 위협하지 못했다. 승부처는 12번홀(파4)이었다. 김경태가 송곳같은 아이언샷으로 1.5m 버디퍼트를 성공한 반면,오현우는 러프와 벙커를 전전하며 4온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그때까지 2타였던 두 선수의 간격은 5타로 벌어지면서 승부의 추는 김경태 쪽으로 기울었다.

이번 대회 초청선수로 출전한 오현우는 2003년 프로전향 후 가장 좋은 성적인 공동 3위를 기록했다. 김경태의 국가대표 후배이자 김경태와 같이 신한은행의 후원을 받고 있는 강성훈(20)도 연우헤븐랜드오픈(2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우승권에 근접했음을 알렸다.

/옌타이(중국)=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