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부총리 "휘발유 원가 산정 문제 있다" vs 정유업계 "정부가 시키는대로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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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정유사들의 유류 원가 산출방식에 일부 문제가 있다며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한국표준협회가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주최한 조찬 강연에서 "국내 정유사들이 원가를 싱가포르시장에서 거래되는 석유제품 가격에 연동시키는 시스템을 운영 중인데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다"며 원가산출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가격은 정유시설 부족 등으로 최근 많이 올랐지만 국내에는 정유시설이 부족하지 않다"며 "국내 정유사들이 싱가포르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국내 도입원가를 높이는 것은 국내 정유시설 부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마땅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 부총리는 "정유사들끼리 교환 공급을 하면서도 자체 비축기지에서 공급한 것처럼 수송비를 원가에 반영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정유사들은 자사 비축기지에서 전국 대리점으로 유류를 공급하고 있어 거리가 먼 대리점의 경우 소송비가 많이 든다고 말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정유사 간 교환 공급을 하고 있어 타사 대리점이라도 자체 비축 기지에서 가까운 대리점에 우선적으로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원가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먼 거리에 위치한 대리점에 공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다 이익으로 가는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공식적으로 표명은 하지 않았지만 정부 정책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은 1997년 1월부터 완전 자유화됐기 때문에 정부가 이에 대해 자꾸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두바이유 등 국제원유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원가를 산정해 왔으나 2001년 들어 국제유가가 많이 뛰고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르자 정부가 이를 기준으로 삼으라고 해서 바꿨다"며 "이제와서 싱가포르 가격이 더 오르기 때문에 다시 국제원유가격을 바로미터로 삼으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정유업계는 정부가 자꾸 원가를 들먹이는 것이 유류세가 비싸다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는 단적으로 현재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대략 ℓ당 1500원인데 이 가운데 세금이 900원에 이르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고 공박했다.
박준동/장창민 기자 jdpower@hankyung.com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한국표준협회가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주최한 조찬 강연에서 "국내 정유사들이 원가를 싱가포르시장에서 거래되는 석유제품 가격에 연동시키는 시스템을 운영 중인데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다"며 원가산출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가격은 정유시설 부족 등으로 최근 많이 올랐지만 국내에는 정유시설이 부족하지 않다"며 "국내 정유사들이 싱가포르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국내 도입원가를 높이는 것은 국내 정유시설 부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마땅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 부총리는 "정유사들끼리 교환 공급을 하면서도 자체 비축기지에서 공급한 것처럼 수송비를 원가에 반영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정유사들은 자사 비축기지에서 전국 대리점으로 유류를 공급하고 있어 거리가 먼 대리점의 경우 소송비가 많이 든다고 말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정유사 간 교환 공급을 하고 있어 타사 대리점이라도 자체 비축 기지에서 가까운 대리점에 우선적으로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원가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먼 거리에 위치한 대리점에 공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다 이익으로 가는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공식적으로 표명은 하지 않았지만 정부 정책이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은 1997년 1월부터 완전 자유화됐기 때문에 정부가 이에 대해 자꾸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유업계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두바이유 등 국제원유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원가를 산정해 왔으나 2001년 들어 국제유가가 많이 뛰고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르자 정부가 이를 기준으로 삼으라고 해서 바꿨다"며 "이제와서 싱가포르 가격이 더 오르기 때문에 다시 국제원유가격을 바로미터로 삼으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정유업계는 정부가 자꾸 원가를 들먹이는 것이 유류세가 비싸다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는 단적으로 현재 휘발유 소비자가격이 대략 ℓ당 1500원인데 이 가운데 세금이 900원에 이르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고 공박했다.
박준동/장창민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