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이 돌아왔다.

지수의 가파른 상승세에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하던 기관이 결국 코스피 2000P를 코앞에 두고 매수로 돌아섰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신권의 국내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지난 5월28일 이후로 하루도 쉬지 않고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6월 이후로 누적 순유입 규모는 3조8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같은 자금유입을 바탕으로 6월중 꾸준하게 매수세를 이어왔던 투신권이 7월 들어서는 자금 유입이 계속됐음에도 매수세를 중단했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8분 현재 기관은 엿새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투신권을 중심으로 1778억원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외국인과 개인의 힘으로 1900고지를 돌파한 코스피지수에 기관의 수급까지 더한다면 '수급이 재료에 우선한다'는 증시격언처럼 2000P돌파는 시간문제인 셈.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관의 매수세 중단은 지수가 1800선을 육박한 데 따른 부담과 콜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자금집행을 잠시 보류하고 조정을 기다려보는 쪽을 선택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7월에 접어들면서 지수 상승세가 오히려 계속되고 12일에는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1900선마저 돌파하면서 100P를 놓쳐버린 기관이 다시 매수를 서두를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판단했다.

기관은 이날 오전 전기, 전자업종을 900억원 가까이 집중 매수하고 있으며 철강·금속(443억원)업종도 사들이고 있다.

전용수 부국증권 연구원은 "유입되는 시중 유동자금 단위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만큼 펀드들간의 수익률 경쟁도 전쟁을 방불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속에서 기관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한정적"이라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올랐다고 조정을 기다릴 수 있을 만큼 시장이 한가하지가 않다"며 "시장의 주도주, 실적호전주, 업종대표주들을 지금 사야만 하는 것이 기관의 처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증시로 유입되는 간접투자자금이 이전과 달리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 대규모 공급(증자나 공모 등)이 없다면 수요우위의 장세는 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