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배 공정위 부위원장 "유화업계 기업결합 심사 유연한 기준 적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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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석유화학 업계의 자율적 구조조정에 대해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보다 신축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그동안 '유화업계가 특수한 시장 상황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던 강경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병배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13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유화업계에서 구조조정 차원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켜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해오면 시장 점유율 기준(1개사 50%,3개사 합계 75%)만을 가지고 칼로 무자르듯 불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 밖의 시장 여건과 외국산 제품 수입에 따른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축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과거 동양제철화학의 컬럼비안케미컬즈컴퍼니 M&A건이나 삼익악기-영창악기 합병 등이 공정위의 '50% 룰'에 가로막혀 불발에 그친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그는 "공정위가 유화업계 구조조정의 걸림돌로 비쳐지고 있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유화업계와 산업자원부는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업계의 자율 구조조정에 대해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공정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로 기업의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논리는 매우 위험하다"며 시장점유율 50% 룰을 고수할 것임을 거듭 시사해왔다.
김 부위원장은 "50% 룰 자체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고치기는 힘들다"며 "다만 공정위 고시로 돼 있는 기업결합심사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산술적 집중률(CR)만 놓고 따지는 점유율 판단 기준을 미국이나 영국처럼 시장집중도지수(HHI)로 확대하는 것을 놓고 타당성을 살피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한 시장에서 난립하는 다수 사업자가 2~3개로 압축되는 기업결합은 더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석유화학업체들의 M&A 심사 청구가 밀려들 것에 대비해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사전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공정위가 그동안 '유화업계가 특수한 시장 상황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던 강경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병배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13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유화업계에서 구조조정 차원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켜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해오면 시장 점유율 기준(1개사 50%,3개사 합계 75%)만을 가지고 칼로 무자르듯 불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 밖의 시장 여건과 외국산 제품 수입에 따른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축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과거 동양제철화학의 컬럼비안케미컬즈컴퍼니 M&A건이나 삼익악기-영창악기 합병 등이 공정위의 '50% 룰'에 가로막혀 불발에 그친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그는 "공정위가 유화업계 구조조정의 걸림돌로 비쳐지고 있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유화업계와 산업자원부는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업계의 자율 구조조정에 대해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공정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로 기업의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논리는 매우 위험하다"며 시장점유율 50% 룰을 고수할 것임을 거듭 시사해왔다.
김 부위원장은 "50% 룰 자체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고치기는 힘들다"며 "다만 공정위 고시로 돼 있는 기업결합심사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산술적 집중률(CR)만 놓고 따지는 점유율 판단 기준을 미국이나 영국처럼 시장집중도지수(HHI)로 확대하는 것을 놓고 타당성을 살피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한 시장에서 난립하는 다수 사업자가 2~3개로 압축되는 기업결합은 더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석유화학업체들의 M&A 심사 청구가 밀려들 것에 대비해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사전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