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거칠 게 없다.

세계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바람이나 미국의 경기후퇴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세계 경제의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강한 믿음 덕분이다.

여기에 세계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마저 회복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 활력을 더하고 있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는 몇 번의 고비를 겪었다.

지난 2월 말에는 중국발 쇼크로 휘청거렸다.

툭하면 미국 주택경기 침체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에 발목이 잡히기도 했다.

이런 고비를 극복하고 끝모를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은 역시 세계 경제의 호황이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은 물론 일본과 유럽의 성장세도 견조하다.

주택경기 침체라는 늪에 빠진 미국 경제마저 지난 2분기부터는 회복세가 뚜렷하다.

이러다보니 경제전문지인 포천의 표현대로 '사상 최대의 경제호황'(the greatest economic boom ever)이 연출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천은 정보기술(IT)의 혁신을 통해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이 가능하다는 '신경제붐'이 일었던 1990년대와 오일 쇼크 직전의 1970~73년 글로벌 경제붐보다도 더 강한 초경제 호황이 2000년 초부터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최근(2003~2007년)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4.9%로 1970~73년(연평균 5.4%)보다 낮다.

그러나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2000년 이후 25조달러나 늘어 1970년부터 2000년까지 증가액과 맞먹고 있다.

특히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들이 성장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500대기업의 경영진 사이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포천은 전했다.

여기에 미국 경제의 회복조짐이 가속페달을 밟게 했다.

국제쇼핑센터협회(ICSC)는 12일(현지시간) 미국 45개 주요 소매유통업체들의 6월 판매실적이 평균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가에서는 그동안 주택경기 침체와 고유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해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소비심리가 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세계경제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이번 주 시작된 2분기 실적시즌에서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있는 점도 도움이 됐다.

세계 3대 광업회사인 리오틴토그룹이 알루미늄업체 알칸을 381억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유동성이 여전히 넘쳐나고 기업 인수·합병(M&A) 붐이 식지 않았음도 증명됐다.

이 같은 동반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단언할 수는 없다.

세계 금리의 상승세와 유가 오름세,미국 주택경기 침체 및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 등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글로벌 증시는 순간순간 조정을 받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믿음이 넘쳐나고 있는 데다 투자열기가 충만한 점을 감안하면 조정은 단기에 그치고 장기적으론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