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구업체들이 대리점과의 관계를 의식해 그동안 시장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온라인 유통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영세 가구 메이커들이 주 판매 루트로 삼고 있는 온라인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며 연간 3000억원대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퍼시스 에넥스 한샘 리바트 등은 최근 인터넷 판매를 위한 별도 법인을 신설하거나 소규모로 운영해 온 인터넷 사업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한 제품에 대한 2중가 형성 등 가격 체계의 왜곡을 우려하는 오프라인 판매처에 대한 눈치 때문에 지금까지 온라인 시장에 적극 뛰어들지 못했다"며 "이러다간 젊은 수요층이 주로 이용하며 성장잠재력이 큰 시장을 놓치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시스는 최근 국내 가구 업체로는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 전담 회사인 '본비비'(자본금 10억원)를 설립했다.

퍼시스 관계자는 "급성장하고 있는 이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파형침대 식탁 수납장 등 가정용 가구 일체를 판매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내년에는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온라인 가구 백화점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넥스는 지난 3월 서랍장 소파 침대 책상 등 200여종을 판매하는 직영 온라인 쇼핑몰 '에니'(ENNEE)'를 개설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0억원.

기존의 쇼핑몰 운영업체들은 판매 조직을 확대하는 추세다.

한샘은 올초 쇼핑몰팀을 온라인 마케팅사업부로 통합하고 이 사업을 크게 확충했다.

이를 통해 상반기에만 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나 증가한 수치다.

리바트도 올초 온라인 사업 팀원을 5명에서 7명으로 늘린 데 이어 독립사업부로 확대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0% 늘어난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까사미아는 7개 종합 쇼핑몰에 입점하는 등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대형 가구업체들이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는 것은 젊은 수요층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20~30대 젊은 고객들은 대리점을 찾기보다 인터넷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들이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업체들은 이 같은 수요층에 맞춰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출시,애프터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히트작도 내고 있다.

한샘과 리바트는 각각 온라인 전용 제품으로 내놓은 서재용 책장이 월 500세트씩 꾸준하게 팔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