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7.7% 수준에 육박하는 등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들에 대한 '이자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주택대출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과 주택신용보증기금의 출연요율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연쇄적으로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6일부터 0.04%포인트 인상된 연 5.94~7.44%가 적용된다.

여기에 오는 20일 주택신용보증기금의 출연요율 인상에 따른 가산금리(0.20%포인트) 인상과 최근 한국은행 콜금리 인상으로 인한 CD 금리 인상폭이 반영되면 주말에는 연 6.17~7.67% 수준으로 치솟는다.

국민은행의 3개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16일부터 가산금리 0.15%포인트 인상분이 반영돼 연 5.92~7.52%가 적용된다.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도 각각 6.34~7.44%와 6.43~7.28%가 적용돼 최고 금리가 연 7.5%에 근접했다.

◆주택대출 금리 더 오를 듯

지난해 6월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주택대출 금리는 1년 전에 비해 1%포인트가량 올랐다.

2억원을 빌렸다면 연간 이자 부담이 200만원 늘어난 셈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주택대출 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올라 저소득층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대출금리 인상 폭을 제한하는 등 서민 부담을 줄여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택대출의 '이자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주택대출의 90% 이상이 CD 금리 등 시장금리에 연동해 대출이자가 바뀌는 변동금리부 대출이기 때문이다.

특히 CD 금리는 한국은행의 콜금리에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 연동 대출금리 구조 하에서는 대출 고객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 12일 콜금리를 인상하면서 연내 한두 차례 콜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고객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시장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개인이 늘어나 가계부실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주택대출 증가로 금융부채가 소득이나 금융자산보다 더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가계의 부채 상환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금융부채의 비율은 2001년 96.3%에서 2006년 142.3%로 확대돼 일본(138%) 미국(132%)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고정금리 갈아타기 '고민'

시장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조짐을 보이자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고객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금리 차이가 0.5~0.6%포인트에 불과한 데다 중도상환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인응 우리은행 강남교보타워지점 PB팀장은 "0.5%포인트라는 차이는 고정금리를 권하기도 변동금리를 권하기도 애매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CD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더 오를 경우에는 고정금리로의 전환을 적극 검토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조기상환 수수료,설정비 등 갈아타기에 따르는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은행들은 보통 3년 이내에 대출금을 갚는 경우 상환금액의 0.5~2%가량을 수수료로 부과한다.

한상언 신한은행 올림픽선수촌지점 PB팀장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를 감안할 때 고정금리 대출로의 전환을 고려할 시점이지만 중도상환 수수료를 잔금의 1% 이상 물어야 한다면 신중하게 손익을 계산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