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미국계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캐피탈의 2005년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한국 법인인 뉴브리지캐피탈코리아 등에 600여억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액 규모가 매각 차익 1조1800억원(환차익 300억원 포함)의 5%에 불과한 데다 이 가운데 450억원은 제일은행 매수자로 원천징수 의무를 진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고지,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SCB와 뉴브리지코리아는 과세 처분이 잘못됐다며 즉각 불복,징수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15일 금융업계와 세무업계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뉴브리지의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올 1월 뉴브리지코리아에 150억~200억원,SCB에 450억원의 세금을 고지했다.

국세청은 뉴브리지코리아와 SC제일은행에 대해 각각 지난해 4,5월부터 연말까지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뉴브리지는 1999년 말 제일은행 지분 50%를 5000억원에 인수한 뒤 2005년 4월 SCB에 1조6510억원을 받고 매각,1조1800억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세금을 내지 않았다.

제일은행을 사고 판 펀드(KFB뉴브리지홀딩스)가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주소지를 두고 있어 한·말레이시아 이중과세 방지 협약에 따라 한국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국세청은 제일은행 매각 후 1년이나 지나 시작한 세무조사에서 뉴브리지코리아가 제일은행 매각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고정사업장(PE)'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해 차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본사와의 거래에서 적용한 '이전가격(TP)'을 문제삼아 150억~200억원을 과세했다.

또 KFB뉴브리지홀딩스에 대해서는 일부 펀드 투자자가 말레이시아인이 아니라며 '수익적 소유자'(BO)임을 부인한 뒤 이들의 유가증권 양도 소득에 대해 원천징수 의무를 진 SCB에 세금을 매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국세청의 처분에 대해 뉴브리지코리아는 국세청에,SCB는 국세심판원에 각각 불복을 청구해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