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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동안 2만4000세대를 지었습니다.

공사규모가 크든 작든 내가 사는 집이라고 생각하며 벽돌 한장 한장에 정성을 들였지요." 주택건설업계의 장수기업인 신안건설산업㈜(www.shinancon.co.kr)을 이끌고 있는 우경선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1975년 설립된 신안건설산업은 신안건설,신안주택,㈜제희,신안관광호텔(신안비치호텔),㈜일죽(이천 골프장),에스에이시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의 아파트 브랜드 '신안 실크밸리'는 우경선 대표의 경영철학이 응축된 대표적 사례다.

신안 실크밸리는 경기도 김포,인천 원당지구,광주 수완지구 등에 건설됐으며,단지마다 특색 있는 설계로 매번 성공적인 분양을 기록했다.

한 예로,원당지구 신안실크밸리(1000세대)는 단지 조경 컨셉트를 '꽃피는 사과나무'로 정해 마치 하나의 갤러리 같은 공간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신안건설산업은 2000년 우수주택문화상,2002년 은탑산업훈장,2005년 제9회 살기 좋은 아파트 우수상,2006년 그린주거문화 대상 등을 석권했다.

주택건설협회장을 지낸 우경선 대표는 최근 그의 32년 건설인생을 걸고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2003년 자사 아파트 공사현장 2곳에서 발생한 감리비리를 검찰에 고소한 것.그는 인천 원당과 목포 산정동 아파트 건설 당시 감리업체의 일부 임직원이 레미콘 타설 물량 등을 실제보다 4.5배나 많은 것으로 부풀려 공사비를 부풀린 비리 의혹을 적발했다.

철근대금,토사대금,발파대금,합판ㆍ각재 대금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고소는 단순히 한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체 건설현장의 문제점 개선을 위한 모범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어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우 대표는 "감리사가 낀 자재비리가 종종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부패의 온상을 뿌리 뽑기 위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가까운 이웃 일본에서는 건설공사 감리제도가 존재하지 않지만,국내의 경우 1994년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건 이후 부실공사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 감리제도가 강화됐다.

이 때문에 모든 공사에는 자재의 품질에 대한 감리자의 확인이 있어야 준공검사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공사 품질을 면밀하게 감독해야 할 감리업체가 법을 악용해 비리에 연루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분양원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 대표는 "감리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전기공사 감리제도의 경우 감리비 산출 기준이 공사 '규모'에서 '기간'으로 바뀌어 감리비가 터무니 없이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택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기공사 감리비가 300세대 기준 7500만원 정도에서 4억원 안팎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 대표는 특히 "전기,소방,통신공사의 경우 건설회사에서 하도급업체 관리 등을 통해 관리감독하고 있음에도 별도의 감리업체가 상주까지 하며 감리비를 받아가는 것은 비용 낭비를 부르는 불필요한 중복관리"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 건축공사의 경우 "추가된 13개 공종인 가구,조경,도배공사 등은 입주자 사전점검 등을 통해 입주민들이 부실공사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는 부분임에도 감리분야에 추가시켜 감리비 상승을 초래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아파트 1000세대를 기준했을 때 대략 30억원에 가까운 감리비가 소요 되는데,이는 세대당 분양가를 300만원정도 높인다는것.일부 대규모 건설현장에는 수십명의 감리원이 상주하지만 유능한 감리단장 밑에 2~3명의 보조감리원만 있어도 얼마든지 감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 대표는 "감리 비리 및 제도 개선은 건설업계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