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의 '하투'(夏鬪)가 심상치 않다.

4주째 파업 중인 기아자동차 노조는 파업 강도를 점점 높이고 있고,온건 노선을 걷던 GM대우차 노조는 6년 만에 파업의 깃발을 들어올렸다.

현대차 노조도 회사 측의 '고통 분담' 요구에 강력 반발,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율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파업 몸살까지 앓으면서 경영위기가 가중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기아차 노조)는 이날 주·야간 6시간씩 파업하고 2시간씩의 잔업도 거부했다.

이로 인해 소하리 화성 광주 등 전국 3개 공장의 생산라인은 이날 하루 고작 4시간만 가동됐고 16시간이나 멈춰섰다.

이 회사 노조는 제헌절 휴일인 17일은 빼고 18~20일에도 주·야간 4시간씩의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미국 GM(제너럴 모터스)에 넘어간 이후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왔던 GM대우 노조도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이날 주·야간 2시간씩의 부분파업을 벌여 부평 군산 창원 등 전 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이 한때 중단됐다.

부평공장이 파업으로 멈춰선 것은 2002년 회사 출범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17일로 예정된 특근을 거부하고 18일에는 주·야간 4시간씩 파업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차 노사는 이제 겨우 상견례를 가졌을 뿐인데도 분위기가 냉랭하다.

회사 측이 유례없는 경영난을 맞아 △정년 연장 없는 임금피크제 도입 △여유 인력 전환배치 △유급휴일 축소 등을 요구했지만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해외 자동차 업체들은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회사 매각과 인력 감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고통 분담을 끝내 거부한다면 국내 업체들도 멀지 않아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