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제3의 창업'] 최태원 회장 "SK의 성장점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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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국서 자원탐사 '산유국 꿈' 한발한발
에너지ㆍ환경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성장이 한계에 달한 국내 시장을 감안할 때 글로벌화는 불가피하다.
SK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지역은 어디이고,어떻게 진출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리스크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사회가 함께 고민해 달라."
2005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화이트보드에 '성장'이란 글씨를 크게 썼다.
그리고 이사회의 의견을 물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생존'의 문제를 넘는 순간이었다.
이사회는 최 회장이 던진 '성장'과 '글로벌'이라는 새로운 화두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나타냈다.
'일하는 이사회' 모델이 자리잡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이후 최 회장은 '글로벌리티'를 그룹 전체의 화두로 제시했다.
결과는 화려했다.
그룹 전체의 제조업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등 새로운 '성장'의 밑바탕을 마련한 것이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성장'에 대한 열망은 '산유국의 꿈''글로벌리티(Globality)' 등과 맥을 같이 한다.
◆2대(代)에 걸친 '산유국'의 꿈
스스로 "SK의 성장점이 되겠다"는 최 회장의 다짐은 선대인 고(故)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이어져 왔다.
특히 선대 회장의 '무자원 산유국'을 향한 열망은 현재 최 회장의 해외 원유·가스 개발에 대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열망과 노력은 최근 열매로 맺어졌다.
SK에너지가 보유한 석유·가스 매장량은 해외자원 개발에 나선 지 25년 만에 지난 1분기에 최초로 5억배럴을 돌파했다.
올해 초 SK에너지가 1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페루 56광구에서 7000만배럴의 가스매장량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이 기존 4억4000만배럴에서 5억1000만배럴로 늘어난 것.우리나라가 8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다.
특히 최근 3년간 SK에너지가 확보한 원유매장량은 전체 보유 매장량의 50%를 웃돈다.
SK에너지는 현재 14개국 25개 광구에서 탐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브라질 BMC-8광구의 생산이 계획돼 있어 현재 3만배럴 수준인 연평균 일일 생산량은 3만5000배럴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2010년에는 7만배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의지에 따라 최근 SK네트웍스,SK가스 등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역시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룹 전사적으로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이루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품'으로 구축한 '글로벌리티'
최 회장은 SK의 성장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웬만한 포럼이나 국제회의는 빠짐없이 챙긴다.
올해만도 1월 다보스 포럼부터 3월 ABC 포럼,4월 보아오 포럼,5월 상하이 포럼에 이르기까지 총 4차례의 국제포럼에 참석했다.
지난 2월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으로 미국의 지식인들을 만나 의견을 나눈 것까지 포함하면 모두 5차례다.
최 회장은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석학들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고 있다.
SK의 미래 글로벌 전략도 구상함은 물론이다.
특히 최 회장이 국제 행사를 통해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분야는 주로 에너지 및 환경 부문이다.
에너지 문제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지식 영토를 넓힐 뿐만 아니라 SK가 고심하고 있는 에너지 관련 리더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서다.
SK 관계자는 "최근 최 회장은 현장에서 만난 석학들에게 동북아 에너지 문제 해결 및 정보·기술(IT) 부문 경쟁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SK의 글로벌 네트워크의 발판이자,새로운 성장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 최태원 회장의 경영어록
# "지주회사 전환은 우리에게 또 다른 도전과 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업회사 성장 없인 지주회사의 성장이 없는 만큼,지주회사는 성장을 위해 잠재력이 있는 곳에 계속 투자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성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2007년 7월.사내방송 '지주회사 전환,회장으로부터 듣는다' 중에서)
# "'본사','현지' 이런 개념을 깨야 합니다.
진짜 글로벌 컴퍼니는 '본사'도 '현지'를 이끌고 필요할 때는 힘을 보태는 '기능'을 지칭하는 것 뿐입니다.
이후 '본사'의 기능이 전 세계 몇 군데로 흩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운영 기능이 존재하는 곳은 다 '현지'입니다.
'서울'이냐 '북경'이냐 하는 것은 글로벌 경영에서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2007년 5월.2차 임원 워크숍 중에서)
# "글로벌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한계라고 생각될 수 있는데,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변화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글로벌 성과와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리스크도 있을 수 있지만,도전과 성장을 통한 진화의 기회도 될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설사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묻기 보다는 그 성과를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2006년 11월.베트남 CEO 세미나 중에서)
# "21세기 세계 시장은 국내·외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져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고 있으며,특히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운 중국 시장은 더 이상 다른 시장이 아닙니다.
글로벌 경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이 되어야 하며,글로벌라이제이션 추진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라이제이션 추진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전략의 최우선 과제라 하겠습니다."
(2006년 1월.신년사 중에서).
■ 글로벌 행보
올들어 각국 장관급 10여명 만나
한달에 1주일 이상 해외 현장서
'아흐메트 네세트 세제르 터키 대통령,톨레도 페루 대통령,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응웬떤중 베트남 총리….'
이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교류와 협력을 약속한 인물들이다.
최 회장은 이들과 만나 SK의 글로벌 경영을 위한 우호관계를 다졌다.
최 회장이 2005년 이후 만나 협력을 논의한 각국의 장관급 이상 고위 인사들은 총 30여명.각국의 정상급 인사들을 1년에 10번 이상 만난 셈이다.
최 회장의 이 같은 글로벌 행보는 중동,중국 등 SK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지역들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만 중국 원자바오 총리,쿠웨이트 바더 미샤리 후마이디 재무장관,사우디 아브라함 나이미 석유장관 등 10여명의 장관급 이상 인사들을 만났다.
당연스럽게 최 회장의 해외 체류 일수는 점점 늘고 있다.
작년에만 67박85일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올 상반기까지만해도 벌써 40여일 이상을 중동,미국,유럽,중국 등에서 보냈다.
글로벌 현장을 찾아 발로 뛰면서 한 달 중 일주일 이상을 해외 현장에서 보낸 것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이 같은 글로벌 행보는 자연스럽게 각국으로부터 그 열정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이는 그대로 SK의 성장동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 정글 생존법
낡은 틀ㆍ사고 얽매이면 경쟁서 낙오
변화 예측ㆍ옵션 담은 전략 제시해야
"정글에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수시로 달려드는 맹수를 피하기만 하는 것보다 정글에서 벗어나야 살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게임은 포커와 같다.
오로지 나의 선택이 나의 생사를 결정하는 게임이다. '제3의 창업'이라는 승부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강조하는 말이다.
이른바 '포커 경영론'이다.
기존의 낡은 틀이나 사고에 얽매이지 않은 채 무한 경쟁속도의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한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 같은 메시지의 종합판은 최근 계열사 신임 임원 80여명과 함께한 '회장과의 대화' 자리였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 무대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때때로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이는 여러 가지 변화 가능성에 대한 옵션 비즈니스 모델을 같이 끌고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글로벌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선 비즈니스 확장 범위가 매우 넓어야 하고 글로벌 전략 안에 무궁무진한 변화 가능성과 옵션을 담고 있지 못하다면,글로벌 게임은 나홀로 게임일 수밖에 없다"면서 "경쟁자들에게 우월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면 언젠가 우리 자신이 죽게 돼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요즘 이러한 경영을 '포커 경영'이라고 하더라"고 소개한 뒤 "상대방과 나의 전략이 보이는 가운데 그것을 감안해 대응하는 일종의 체스 경영을 주로 해왔던 과거와 달리,앞으로의 글로벌 마켓은 포커 게임처럼 움직이게 돼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ㆍ환경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성장이 한계에 달한 국내 시장을 감안할 때 글로벌화는 불가피하다.
SK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지역은 어디이고,어떻게 진출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리스크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사회가 함께 고민해 달라."
2005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화이트보드에 '성장'이란 글씨를 크게 썼다.
그리고 이사회의 의견을 물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생존'의 문제를 넘는 순간이었다.
이사회는 최 회장이 던진 '성장'과 '글로벌'이라는 새로운 화두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나타냈다.
'일하는 이사회' 모델이 자리잡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이후 최 회장은 '글로벌리티'를 그룹 전체의 화두로 제시했다.
결과는 화려했다.
그룹 전체의 제조업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등 새로운 '성장'의 밑바탕을 마련한 것이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성장'에 대한 열망은 '산유국의 꿈''글로벌리티(Globality)' 등과 맥을 같이 한다.
◆2대(代)에 걸친 '산유국'의 꿈
스스로 "SK의 성장점이 되겠다"는 최 회장의 다짐은 선대인 고(故)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이어져 왔다.
특히 선대 회장의 '무자원 산유국'을 향한 열망은 현재 최 회장의 해외 원유·가스 개발에 대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열망과 노력은 최근 열매로 맺어졌다.
SK에너지가 보유한 석유·가스 매장량은 해외자원 개발에 나선 지 25년 만에 지난 1분기에 최초로 5억배럴을 돌파했다.
올해 초 SK에너지가 1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페루 56광구에서 7000만배럴의 가스매장량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이 기존 4억4000만배럴에서 5억1000만배럴로 늘어난 것.우리나라가 8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다.
특히 최근 3년간 SK에너지가 확보한 원유매장량은 전체 보유 매장량의 50%를 웃돈다.
SK에너지는 현재 14개국 25개 광구에서 탐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브라질 BMC-8광구의 생산이 계획돼 있어 현재 3만배럴 수준인 연평균 일일 생산량은 3만5000배럴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2010년에는 7만배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의지에 따라 최근 SK네트웍스,SK가스 등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역시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룹 전사적으로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이루는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품'으로 구축한 '글로벌리티'
최 회장은 SK의 성장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웬만한 포럼이나 국제회의는 빠짐없이 챙긴다.
올해만도 1월 다보스 포럼부터 3월 ABC 포럼,4월 보아오 포럼,5월 상하이 포럼에 이르기까지 총 4차례의 국제포럼에 참석했다.
지난 2월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으로 미국의 지식인들을 만나 의견을 나눈 것까지 포함하면 모두 5차례다.
최 회장은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석학들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고 있다.
SK의 미래 글로벌 전략도 구상함은 물론이다.
특히 최 회장이 국제 행사를 통해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분야는 주로 에너지 및 환경 부문이다.
에너지 문제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지식 영토를 넓힐 뿐만 아니라 SK가 고심하고 있는 에너지 관련 리더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서다.
SK 관계자는 "최근 최 회장은 현장에서 만난 석학들에게 동북아 에너지 문제 해결 및 정보·기술(IT) 부문 경쟁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SK의 글로벌 네트워크의 발판이자,새로운 성장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 최태원 회장의 경영어록
# "지주회사 전환은 우리에게 또 다른 도전과 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업회사 성장 없인 지주회사의 성장이 없는 만큼,지주회사는 성장을 위해 잠재력이 있는 곳에 계속 투자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성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2007년 7월.사내방송 '지주회사 전환,회장으로부터 듣는다' 중에서)
# "'본사','현지' 이런 개념을 깨야 합니다.
진짜 글로벌 컴퍼니는 '본사'도 '현지'를 이끌고 필요할 때는 힘을 보태는 '기능'을 지칭하는 것 뿐입니다.
이후 '본사'의 기능이 전 세계 몇 군데로 흩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운영 기능이 존재하는 곳은 다 '현지'입니다.
'서울'이냐 '북경'이냐 하는 것은 글로벌 경영에서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2007년 5월.2차 임원 워크숍 중에서)
# "글로벌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한계라고 생각될 수 있는데,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변화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글로벌 성과와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리스크도 있을 수 있지만,도전과 성장을 통한 진화의 기회도 될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설사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묻기 보다는 그 성과를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2006년 11월.베트남 CEO 세미나 중에서)
# "21세기 세계 시장은 국내·외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져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고 있으며,특히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운 중국 시장은 더 이상 다른 시장이 아닙니다.
글로벌 경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이 되어야 하며,글로벌라이제이션 추진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라이제이션 추진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전략의 최우선 과제라 하겠습니다."
(2006년 1월.신년사 중에서).
■ 글로벌 행보
올들어 각국 장관급 10여명 만나
한달에 1주일 이상 해외 현장서
'아흐메트 네세트 세제르 터키 대통령,톨레도 페루 대통령,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응웬떤중 베트남 총리….'
이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교류와 협력을 약속한 인물들이다.
최 회장은 이들과 만나 SK의 글로벌 경영을 위한 우호관계를 다졌다.
최 회장이 2005년 이후 만나 협력을 논의한 각국의 장관급 이상 고위 인사들은 총 30여명.각국의 정상급 인사들을 1년에 10번 이상 만난 셈이다.
최 회장의 이 같은 글로벌 행보는 중동,중국 등 SK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지역들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만 중국 원자바오 총리,쿠웨이트 바더 미샤리 후마이디 재무장관,사우디 아브라함 나이미 석유장관 등 10여명의 장관급 이상 인사들을 만났다.
당연스럽게 최 회장의 해외 체류 일수는 점점 늘고 있다.
작년에만 67박85일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올 상반기까지만해도 벌써 40여일 이상을 중동,미국,유럽,중국 등에서 보냈다.
글로벌 현장을 찾아 발로 뛰면서 한 달 중 일주일 이상을 해외 현장에서 보낸 것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이 같은 글로벌 행보는 자연스럽게 각국으로부터 그 열정을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이는 그대로 SK의 성장동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 정글 생존법
낡은 틀ㆍ사고 얽매이면 경쟁서 낙오
변화 예측ㆍ옵션 담은 전략 제시해야
"정글에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수시로 달려드는 맹수를 피하기만 하는 것보다 정글에서 벗어나야 살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게임은 포커와 같다.
오로지 나의 선택이 나의 생사를 결정하는 게임이다. '제3의 창업'이라는 승부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강조하는 말이다.
이른바 '포커 경영론'이다.
기존의 낡은 틀이나 사고에 얽매이지 않은 채 무한 경쟁속도의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한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 같은 메시지의 종합판은 최근 계열사 신임 임원 80여명과 함께한 '회장과의 대화' 자리였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 무대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때때로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이는 여러 가지 변화 가능성에 대한 옵션 비즈니스 모델을 같이 끌고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글로벌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선 비즈니스 확장 범위가 매우 넓어야 하고 글로벌 전략 안에 무궁무진한 변화 가능성과 옵션을 담고 있지 못하다면,글로벌 게임은 나홀로 게임일 수밖에 없다"면서 "경쟁자들에게 우월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면 언젠가 우리 자신이 죽게 돼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어 "요즘 이러한 경영을 '포커 경영'이라고 하더라"고 소개한 뒤 "상대방과 나의 전략이 보이는 가운데 그것을 감안해 대응하는 일종의 체스 경영을 주로 해왔던 과거와 달리,앞으로의 글로벌 마켓은 포커 게임처럼 움직이게 돼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