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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영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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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柳相浩 <한국투자증권 사장 jamesryu@truefriend.com >


    무더운 여름이면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필자도 영화와 관련된 추억이 많다. 어릴 때 동네 형들을 따라 간 재개봉관에서 화면에 비가 내리는 듯한 영화를 보며 시작된 영화사랑이 TV 주말의 명화를 거쳐 요즘은 케이블TV 영화채널까지 섭렵하고 있으니 그 세월이 무릇 40년에 가깝다.

    돌이켜 보면 어릴적부터 봐왔던 주옥같은 영화들이 내 정서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TV 주말의 명화는 대부분 외국 영화였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과 가치관을 대했던 것이 성장기에 내 세계관을 넓혀 주었다. 특히 중.고등학생 때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해 영화평론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고3 수험생으로 대입 예비고사를 1주일 앞둔 날에도 영화관에 앉아 있었다. 영화는 내 생활의 한 부분이었다.

    가장 좋아하고 많이 본 영화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두편의 영화를 꼽는다. 첫 번째는 뮤지컬 영화의 대명사인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지금까지 십 수번은 족히 보았다. 1991년 오스트리아 첫 여행 때 일부러 영화의 배경인 잘츠부르크를 찾아갔다. 영화에 등장했던 장소들을 둘러 볼 때마다 영화속 감동이 되살아나는 듯한 감흥에 젖었다. 그 이후 잘츠부르크를 찾아간 것이 벌써 7,8번에 이른다.

    두 번째 영화는'007시리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제임스 본드라는 캐릭터에 매료돼 007시리즈의 모든 영화를 보고 또 봤다. 영국에서 국제영업을 시작할 때 내 영어이름도 아예 'JAMES'로 정했다. 사무실 전화번호 끝 자리도 007로 만들었다. 외국인과 명함을 교환할 때 이름과 전화번호의 사연을 말해주면 나를 쉽게 기억해 영업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영화가 내게 베풀어준 혜택이었다.

    필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외국 여행을 갈 때 먼저 그 지역과 관계된 영화를 보고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예컨대 로마에 갈 때는 '로마의 휴일'을,노르망디 도빌의 바닷가를 여행할 때는 '남과 여'를 보고 가는 것이다. 비단 외국뿐이랴. 우리나라만 해도 밀양에 가기 전에 영화 '밀양'을 본다면 지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전에 영화를 보고 떠나면 여행의 정취와 감흥이 훨씬 크게 다가올 것이다.

    필자는 언젠가 은퇴하고 나면 '식도락과 함께 하는 해외여행'이란 글을 쓸 것을 마음 먹은 적이 있다. 더불어 '영화와 함께 하는 세계여행'이란 책도 낼 생각이다. 그것은 곧 필자의 영화사랑에 대한 완결편이 될 것이다. 아,바쁘지만 돌아오는 주말에는 모처럼 시간을 내 아내와 함께 영화관을 찾아가 추억에 잠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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