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경매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감정가를 초과해 낙찰되는 사례가 빈번하고 다세대주택 경매에선 감정가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등 과열이 우려될 정도다.

전문가들은 경매로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지만 초보자들이 섣불리 뛰어들다가는 손해볼 수도 있으므로 컨설팅회사의 도움을 받아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17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경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지역 다세대·연립주택이 100.9%,다가구·단독주택이 96.5%에 달했다.

아파트 낙찰가율도 93.13%로 2002년 상반기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다가구·다세대에 경매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달 초 서울 송파구의 44㎡(13.3평)짜리 다세대주택 경매에는 100여명이 몰려 감정가의 3.5배인 2억2370만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영진 디지털태인 이사는 "일반 주택시장이 안정세지만 경매 시장은 열기가 뜨겁다"며 "다가구·다세대는 앞으로도 꾸준한 인기를 누릴 것 같다"고 예상했다.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팀장은 "다가구·다세대는 저평가된 물건이 많은데다 아파트에 적용되는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도 없고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1억~2억원짜리 다가구·다세대에 20~30명이 입찰에 참가하는 등 이상 과열이 감지된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수익률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경매초보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는 추세다.

서울 성내동에 사는 회사원 K씨(45)는 지난 5월 시세 9000여만원인 관악구 신림동 50㎡(15평형)의 다세대를 7360만원에 낙찰받았다.

세금 등 부대비용으로 들어간 250만원을 빼고도 1400만원의 차익을 봤다.

18.3%의 수익률이다.

아파트 경매는 지난해보다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관심이 많은 대상이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되는 6억원 이상 물건은 경쟁률이 낮아 낙찰확률이 높아진 것도 실수요자들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S씨(34)는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A아파트 165㎡(50평형)를 6억2000만원에 낙찰받았는데 현 시세는 7억5000만원을 넘는다.

아파트 경매로 1억여원 이상의 이익을 보고 강남에 입성한 것이다.

경매는 경매당일 2주 전에 대법원 경매정보 홈페이지(www.courtauction.go.kr)에 경매 물건 목록이 나오면서 시작된다.

2주 동안 낙찰받고 싶은 집을 집중 분석해야 한다는 말이다.

시세와 낙찰금 외에 들어갈 추가 비용 등을 잘 파악해야 한다.

현장답사는 기본이다.

관리비 체납이나 주변 환경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경매 당일에 해당 물건이 경매에 부쳐지는지도 최종 확인해야 한다.

경매취하나 변경 등으로 인해 경매가 취소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

조정융 굿옥션 팀장은 "다가구·다세대 주택의 경우 인기가 높아 채무자들이 집을 경매로 넘기는 대신 다른 재산을 먼저 처분해 빚을 갚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경매시장이 활황을 넘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매로 주택을 장만하려면 그만큼 시간과 돈을 투입해야 하고 위험부담도 높아 일반 주택보다 가격이 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단순히 경매가 저렴해 돈이 된다고 여기고 분위기에 휩쓸려 무턱대고 덤벼드는 초보 경매참여자들이 적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실제로 경매법정에는 경매가 한 차례 유찰될 때마다 20%씩 최저입찰가가 떨어진다는 기초적인 지식도 모른 채 법정을 기웃거리는 초보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초보자들이 경매로 집을 구하고 싶다면 컨설팅회사에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컨설팅회사는 권리분석을 해주고 물건에 대한 적정가에 대한 평가를 도와준다.

낙찰가의 1% 정도를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경매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