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들이 서울 강남 등의 대형 사무용 건물에 이어 수도권 대형 물류센터를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

사무용 건물은 그동안 가격이 크게 올라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매물마저 부족한 반면 대형 물류센터·창고는 기업들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펀드는 향후 땅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다고 보고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계 펀드인 아센다스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있는 연면적 4만여㎡ 규모의 물류센터 '코리아 2000'을 지난 4월 65억9880만원에 매입했다.

이 펀드는 앞서 경기도 광주시의 데코,용인시의 원삼물류도 각각 125억원과 132억원에 사들였다.

미국계 다국적 부동산개발 업체인 프로로지스는 이천의 스카이물류를 지난 1월 124억원에 인수했다.

싱가포르계인 알파 인베스트먼트도 KTB자산운용을 앞세워 6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최근 수도권에서 에버게인,YK038 등 물류창고 세 개를 인수했다.

이 밖에 미국계 펀드인 라살,아라 등도 대형 물류센터 매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물류센터 투자 대열에는 삼성생명,네오플러스,코람코자산신탁 등 국내 금융업체와 자산운용 업체들도 속속 가세하고 있다.

해외 펀드와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주로 연면적이 최소 3만3000㎡(1만평)인 대형 물류센터를 인수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동북아 물류 허브 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라 현재 연면적 기준 수백~수천평짜리 영세 물류창고가 대부분인 국내 물류기지가 크게는 33만~66만㎡(10만~20만평) 규모로 대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들 물류센터를 선점하기 위한 투자는 앞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기동 코아에셋 대표는 "수도권 물류센터에 대한 국내외 펀드의 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두드러졌던 업무용 건물 투자 러시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특히 대형 물류센터에 대한 인수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