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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ㆍ감동ㆍ혁신 3박자 조화

메시지 주는 브랜드가 성공 첩경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브랜드로 당신은 무엇을 꼽는가?

세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코카콜라(Coca-Cola)다.

국제 브랜드가치 평가기관인 영국 브랜드파이낸스(BF)는 올 초 코카콜라의 자산 가치는 무려 431억4000만 달러(한화 약 40조30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코카콜라의 성공 비결에 대해 수많은 분석이 있었지만 코카콜라가 120여 년의 세월 동안 변치 않는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바로 고객과 '밀착적인 유대감(Brand Attachment)'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강한 브랜드'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시장점유율이나 총매출로 판단할 수도 있고, 고객들이 얼마나 잘 알고 호의를 느끼고 있는 가로도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강한 브랜드 운영의 귀결점은 결국 자사의 브랜드를 고객들이 자신의 생활이나 자신의 일부로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긴밀한 유대감'의 획득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혼다에 밀려 고전하던 할리 데이비슨이 오토바이 하나로 세계 시장을 제패한 노하우도 '고객과의 교감'에 있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진은 전 세계를 돌며 할리 데이비슨 '문화'를 파는 데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할리 데이비슨을 처음 산 사람의 재 구매율은 거의 90%에 달한다.

2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거친 사운드를 통해 마니아들은 서부개척 시대를 달리던 말발굽 소리, 거친 숨을 내쉬는 심장의 박동을 느낀다.

물건을 팔기에 앞서 '적극적으로 삶을 사는 방법'을 상품화 한 것이다.

할리 데이비슨은 이처럼 대형 오토바이 소비자들의 독특한 심리에 맞는 이미지를 제공했고, 고객들은 '범접할 수 없는' 시장점유율이라는 영광을 회사에 돌려줬다.

코카콜라나 할리데이비슨처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는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함께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국제화 노력, 그리고 고객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더불어 경쟁우위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서비스도 뒷받침 돼야 가능하다.

브랜드를 정립하기 위한 이 같은 노력은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정부 출연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 심지어 아티스트에게도 적용된다.

경기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남보다 일찍 '브랜드 마케팅' 공을 들여온 기업ㆍ단체들이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불황일수록 브랜드를 보고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신중한 소비 패턴을 미리 읽어내고 여기에 마케팅 초점을 둔 결과다.

브랜드 관련 전문가들도 불황기 일수록 소비자들이 신중한 구매패턴을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공격적인 브랜드 관리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브랜드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소비자와의 약속이며, 사회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

벤츠나 BMW 등의 외제차에 브랜드가 없다면 소비자들이 국내 자동차에 비해 몇 배의 가격을 지불하고 그 차를 사지는 않을 것이다.

그 가격에는 성능에 대한 약속과 안전이라는 믿음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사회적 인정이라는 가치 역시 포함돼 있다.

이것이 소비자들의 가격 지불 의향을 높여 주는 것이고,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인 가치들을 함축해 가지고 있는 것이 브랜드다.

브랜드 가치만 무려 30억 달러에 달하는 삼성전자 '애니콜'이 통화 품질을 높여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것을 쓰는 소비자들에게 '당신은 세계 최고 성능의 명품 휴대폰을 쓰고 있다'고 하는 심리적 가치를 제공해 주고, 소비자들은 이러한 가치를 돈을 주고 산다.

브랜드는 결국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줘 기업이 추구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기업은 물론 정부, 지자체까지 브랜드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