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이 여전히 뉴욕증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18일 미 하원에서 열린 하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통해 "주택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져 경제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25∼2.5%로 전망했다.
이는 FRB가 지난 2월 전망한 2.5∼3.0%보다 낮아진 것이다.
주택경기 침체의 골이 예상보다 깊고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 미 금융회사들도 주택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미 경제는 하반기에도 완만한 속도로 성장할 것이며 내년엔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다소 강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은 2.5∼2.75%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 압력은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해 미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종전의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올 2∼2.25%,내년 1.75∼2.0%로 제시했다.
버냉키 의장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주된 정책적인 우려 사항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라고 강조하고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활발한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FRB는 올해 기준금리를 연 5.25%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는 이날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주택경기 침체 여파로 파생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베어스턴스는 투자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에 주로 투자하다가 파산위기에 몰린 2개의 헤지펀드의 실제 값어치가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리먼브러더스 모건스탠리 베어스턴스 등이 묶어 판매한 3억1800만달러 규모의 '알트 에이 모기지' 담보 채권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트 에이는 신용도가 우량한 프라임 모기지와 비우량인 서브프라임모기지의 중간단계인 모기지다.
이에 따라 주택경기 침체 여파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알트 에이 모기지로 옮겨 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주택경기 침체가 미 경제와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