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서울시 공무원들의 마음이 뒤숭숭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시장 중 처음으로 올여름부터 공무원들이 1주일을 꽉 채워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했지만 그다지 기뻐하는 눈치가 아니다.

5급(팀장)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8월 초 있을 승진인사 때문이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5급 이하 직원들 380여명을 승진시키는 인사를 다음 달 초 단행한다.

이번 인사는 오 시장 취임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규모 승진인사라는 점에서 그가 어떤 스타일의 승진인사를 단행할지 여부에 시 공무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 안팎에서는 오 시장이 3% 퇴출제 등으로 공무원 사회에 인사개혁 바람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점에서 철저하게 실적 위주의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에도 행정고시 기수라든가,고시출신인지,아닌지 여부 등이 고려는 되겠지만 과거와 비교해 그 정도가 많이 약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뜩이나 일이 손에 안 잡히는 휴가철에 인사까지 앞두고 있는 시 공무원들은 업무보다는 인사 결과에 온 관심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번에 승진을 기대하고 있는 시의 한 직원은 "오 시장이 7월30일부터 1주일간 휴가를 간다고 해 처음으로 1주일 여름휴가를 가게 됐는데,전혀 기뻐할 상황이 아니다"며 "마음 편히 휴가를 다녀올 수 있는 4급 이상 선배들이 부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