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다이하드3' 배경 뉴욕 연방銀 지하금고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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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에 있는 학교에 대형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소식에 대부분 경찰이 학교로 출동해 텅 비다시피 한 월가.
이미 폭발사고로 무너진 월가의 한 지하철역에 복구 차량을 가장한 대형 트럭 십수대가 들어온다.
이들은 뉴욕연방은행의 지하 금고를 털어 금괴를 트럭에 가득 싣고 유유히 월가를 빠져나간다.
10여년 전 인기를 끌었던 영화 '다이하드 3'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로 뉴욕연방은행에 세계 최대의 엄청난 금괴가 보관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금괴보관소(Gold Vault)의 보안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자아냈다.
그러나 실제 뉴욕연방은행의 금괴보관소를 18일(현지시간) 방문해보니 영화는 단순한 허구에 불과했다.
지하 24m(지하 5층)에 위치한 금괴보관소는 어림잡아 두께가 4∼5m나 됨직한 강철로 둘러싸여 있었다.
바닥은 맨해튼 특유의 단단한 암석.웬만한 폭발물로는 흔적도 남길 수 없을 정도로 단단했다.
뿐만 아니다.
접근 자체도 까다로웠다.
뉴욕연방은행 입구에서부터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다.
카메라와 휴대폰은 물론 손가방과 메모지까지 들고가지 못하게 했다.
"금괴보관소를 스케치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따랐다.
'다이하드 3' 영화 제작진이 촬영세트를 만들기 위해 금괴보관소를 스케치하다 들켜 혼쭐이 났다는 일화가 얼핏 떠올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린 곳이 지하 5층.금괴보관소로 통하는 입구는 단 하나였다.
육중한 문은 열려 있었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여러 명이 모여 퍼즐 맞추듯이 해야만 열 수 있다는 문을 통과하자 황금빛의 금괴가 쌓여 있는 방들이 나타났다.
책장에 책들이 쌓여 있는 것처럼 벽돌처럼 쌓아올린 금괴들.처음엔 눈이 부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감각해졌다.
그냥 황금빛을 가진 벽돌인 양 싶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이 너무나 어울렸다.
이런 금괴가 쌓여 있는 방이 모두 122개.줄잡아 2억6600만온스(약 7600t)의 금괴가 보관돼 있다.
전 세계에서 통화 발행을 위해 보관하는 금의 25∼30%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가(온스당 672달러)로 따지면 1700억달러가 넘는다.
말 그대로 '황금 방'이다.
재미있는 것은 금괴의 주인이 대부분 외국 중앙은행이나 국제금융기관이라는 점.90% 이상이 이들의 소유다.
월가가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데다 최첨단 보안 시스템으로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겨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이곳을 찾고 있다고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에 올라오니 그제서야 비상요원이 곳곳에 보인다.
최고의 사격 솜씨를 자랑하는 사람들이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불과 몇 초 만에 보관소를 봉쇄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영화와 현실은 분명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이미 폭발사고로 무너진 월가의 한 지하철역에 복구 차량을 가장한 대형 트럭 십수대가 들어온다.
이들은 뉴욕연방은행의 지하 금고를 털어 금괴를 트럭에 가득 싣고 유유히 월가를 빠져나간다.
10여년 전 인기를 끌었던 영화 '다이하드 3'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로 뉴욕연방은행에 세계 최대의 엄청난 금괴가 보관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금괴보관소(Gold Vault)의 보안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자아냈다.
그러나 실제 뉴욕연방은행의 금괴보관소를 18일(현지시간) 방문해보니 영화는 단순한 허구에 불과했다.
지하 24m(지하 5층)에 위치한 금괴보관소는 어림잡아 두께가 4∼5m나 됨직한 강철로 둘러싸여 있었다.
바닥은 맨해튼 특유의 단단한 암석.웬만한 폭발물로는 흔적도 남길 수 없을 정도로 단단했다.
뿐만 아니다.
접근 자체도 까다로웠다.
뉴욕연방은행 입구에서부터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 했다.
카메라와 휴대폰은 물론 손가방과 메모지까지 들고가지 못하게 했다.
"금괴보관소를 스케치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따랐다.
'다이하드 3' 영화 제작진이 촬영세트를 만들기 위해 금괴보관소를 스케치하다 들켜 혼쭐이 났다는 일화가 얼핏 떠올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린 곳이 지하 5층.금괴보관소로 통하는 입구는 단 하나였다.
육중한 문은 열려 있었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여러 명이 모여 퍼즐 맞추듯이 해야만 열 수 있다는 문을 통과하자 황금빛의 금괴가 쌓여 있는 방들이 나타났다.
책장에 책들이 쌓여 있는 것처럼 벽돌처럼 쌓아올린 금괴들.처음엔 눈이 부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감각해졌다.
그냥 황금빛을 가진 벽돌인 양 싶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이 너무나 어울렸다.
이런 금괴가 쌓여 있는 방이 모두 122개.줄잡아 2억6600만온스(약 7600t)의 금괴가 보관돼 있다.
전 세계에서 통화 발행을 위해 보관하는 금의 25∼30%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가(온스당 672달러)로 따지면 1700억달러가 넘는다.
말 그대로 '황금 방'이다.
재미있는 것은 금괴의 주인이 대부분 외국 중앙은행이나 국제금융기관이라는 점.90% 이상이 이들의 소유다.
월가가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데다 최첨단 보안 시스템으로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겨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이곳을 찾고 있다고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에 올라오니 그제서야 비상요원이 곳곳에 보인다.
최고의 사격 솜씨를 자랑하는 사람들이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불과 몇 초 만에 보관소를 봉쇄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영화와 현실은 분명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