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비웃는 중국경제 ‥2분기 11.9%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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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잇단 긴축조치에도 불구하고 2분기 성장률이 13년 만의 최고치인 11.9%에 달하는 등 과열양상이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 등 초강력 긴축정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11.9% 성장,199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 GDP는 6분기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 전체로는 11.5% 상승했다.
국가통계국은 또 지난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전달보다 1%포인트 높은 4.4%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의 억제선인 3%를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작년 평균치(1.5%)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돼지고기값이 75% 폭등하고 옥수수 등의 가격이 뛰면서 물가를 자극했다.
또 도시지역 고정자산투자증가율은 28.5%에 달해 지난달 25.9%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중국 경제의 과열이 식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무역흑자 등으로 해외에서 자금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무역흑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6.6% 불어나며 269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이 늘어나며 총통화(M2) 증가율은 인민은행이 당초 목표했던 16% 선을 이미 초과,17%대를 웃돌고 있다.
정부가 돈을 거둬들이기 위한 정책을 실시해도 외부에서 워낙 많은 금액이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에 공개시장정책이 효과를 못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글렌 맥과이어 아시아 수석연구위원은 "위안화 절상폭을 조절해 위안화 가치의 상승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취했던 경기억제 대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보다 강력한 긴축정책 카드를 뽑아들 것으로 알려졌다.
리샤오차오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경제 전반에 구조적인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특히 국제수지 불균형과 식료품 가격이 문제"라며 "정부는 거시경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조만간 금리인상,이자소득세 조정,지불준비율 인상 등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전방위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이날 중국의 경기가 식지 않고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10.8%에서 12.3%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중국의 긴축정책은 장기적으로 볼 때 지난 2004년 봄부터 시작됐다.
당시 원자바오 총리는 고정자산투자가 52%에 달하는 등 투자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긴축정책을 선언했었다.
그러나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정책을 무시하고,투자에 나서면서 과열은 식지 않았고,2004년부터 풀렸던 과잉자금이 쌓여가면서 경제전반의 과열로 이어지게 됐다.
글렌 맥과이어 연구원은 "경제과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은 점점 한계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이동현 과장은 "물가가 급등하면서 마이너스 상태인 실질금리를 보전하기 위한 조치 마련이 시급해졌다"며 "은행 지불준비율,금리 등을 동시에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은행 이자소득에 대해 20%를 부과하는 이자소득세를 완전 폐지하거나 큰 폭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정책과 함께 대출 규제 등 행정조치도 예상된다.
인민은행은 최근 '예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려면 이자소득세를 폐지하고,금리를 0.27%포인트가량 올려야 한다'는 보고서를 마련했다.
중국은 작년 4월 이후 네 차례 금리를 올렸고,은행 지불준비율도 일곱 차례 인상했다.
한편 이날 상하이 증시는 경기과열에 따른 긴축정책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폭 하락에 그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3912.94에 폐장돼 전날보다 0.44% 하락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