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디스플레이 사업도 적자 줄어

LG전자가 지난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경영실적을 기록하며 실적부진의 늪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본사 기준 43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지난해 4분기만 해도 회사내에서조차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기존 주력 사업인 가전뿐 아니라 후발주자인 휴대폰 사업에서도 프리미엄 전략이 맞아 떨어진데 따른 것.최대 걸림돌인 디스플레이 사업도 TV 판가 안정,PDP모듈 사업 효율화 등으로 적자폭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LG전자 2분기 휴대폰 프리미엄 전략 '通했네'
◆삼성전자 꺾은 휴대폰 영업이익률

LG전자 2분기 경영실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11.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휴대폰(MC) 사업본부.2003년 후발주자로 휴대폰 시장에 뛰어든 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을 뛰어넘었다.

MC사업본부의 선전은 샤인폰,프라다폰 등 프리미엄폰 위주의 마케팅 전략이 먹혀 들었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의 판매 호조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9%나 늘어났고,영업이익은 분기최고치(3131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3G폰과 GSM(유럽방식) 제품의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판매량(1910만대)도 전분기(1580만대)에 비해 21%나 증가했다.

판매량 역시 분기 최고치다.

판매량,매출,이익률 등 모든 측면에서 휴대폰 사업이 삼성 등 기존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디스플레이 적자폭 크게 줄어

디스플레이(DD) 사업본부의 적자폭이 크게 줄어든 것도 2분기 LG전자 전체 경영실적을 끌어 올렸다.

가장 주효했던 건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를 내던 구미 PDP A1라인을 정리한 것.LG전자는 이를 통해 2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900억원가량 비용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2분기에는 LCD,PDP 등 평판 디지털 TV의 가격 하락도 둔화돼 DD사업본부의 적자는 1분기 2621억원에서 138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디스플레이 사업의 최대 걸림돌인 PDP모듈의 경우 3분기 중 흑자전환을 이룰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LG전자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CFO(최고 재무책임자)도 지난 5월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에는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를 뺀 영업이익률인 EBITDA가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3분기엔 실적 상승세 주춤할 듯

문제는 이 같은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되느냐다.

우선 3분기 LG전자의 영업실적은 2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컨 등 가전 사업이 비수기로 진입함에 따라 매출은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던 매출은 일단 3분기에는 10조원 밑으로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익률도 2분기 만큼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휴대폰의 경우에는 저가폰 위주의 신흥시장에서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은 늘어나지만 수익성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가전 휴대폰 등의 사업은 분기별로 약간의 부침은 있어도 앞으로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찬우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 실적의 관건은 디스플레이 사업"이라며 "모듈 사업을 얼마나 빨리 최적화하고 사업구조를 단순화시키느냐에 실적 상승세 유지 여부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