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9일 정당 사상 처음으로 개최한 대선 후보 검증 청문회에선 이명박,박근혜 후보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모든 의혹들이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와 관련,검증위원들은 도곡동 땅 및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서초동 꽃마을·충북 옥천 토지 매입 등에 대해 물고 늘어졌다.

박 후보에 대해선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성북동 자택 취득,영남대 운영 등을 파고 들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그러나 예민한 부분에 대해 후보들이 강력 부인,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해명과 변명의 기회만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면죄부 청문회''부실 청문회'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양 캠프는 '아전인수(我田引水)' 식의 평가를 내놓았다.

이 후보 측 박형준 대변인은 "정권교체의 유일한 대안임을 확신하게 해 준 뜻깊은 청문회였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 김재원 대변인은 "진솔하게 그리고 성심성의껏 답변함으로써 국민에게 감동을 줬다"고 자평했다.


◆다스 주인은?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는 다스 설립 초기부터 단 한번도 급여를 받은 게 없다고 한다.

실제 주주가 김씨가 아니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처남이) 배당이나 돈을 받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 제가 확인을 해봤다.

연초 구정 때 형제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일본 회사가 (다스에) 투자해 기술 로열티를 받고 배당까지 받으니까 너무 특혜를 주는 것 같아 두 주주(친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씨)가 아예 배당을 하지 말자고 했다고 한다.

만약 실제 주인이 저였다면 형님이나 김씨가 열심히 (회사) 돈을 빼갔을 텐데 자기 회사니까 열심히 일하고 돈을 가져간 것 아니겠나."

-김재정씨는 1995년 8월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식 중 2만여주를 이상은씨에게 양도했다.

주식 양도 바로 전 대차대조표에 의하면 한 주당 가치가 3만원 정도다.

하지만 3만원짜리 주식을 만원에 팔았다.

"남의 회사 일이긴 하지만 내 경험으로는 두 사람이 창업 당시 약속했을 듯하다."

◆BBK 관련


-BBK 대표 김경준은 미국 법정에서 BBK의 실질 결정권자는 이 후보라고 했다.

"그 주장은 기각이 됐다. BBK는 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 사실은 이미 금융감독원과 검찰 조사과정에 분명히 나와 있다."

-다스에서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를 권유한 사실이 있나.

"직접 권유한 일은 없다. 삼성이 큰돈을 맡겼다. 이명박도 같이 일하지,삼성도 돈을 맡기는 것 보고,투자한 것 아니냐.간접적인 영향을 줬지 않나 생각한다. 저를 믿고 맡긴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 (장신대) 장학재단의 감사로 있을 때 장학금 4억원을 활용하는 담당자가 와서 부탁을 하기에 (BBK 투자를) 소개했다."


◆도곡동 토지


-도곡동 토지를 이상은씨와 처남 김씨 명의로 1985년 매입했다가 (1995년) 포스코에 매각하면서 거액의 이득을 봤다는데.

"이번에 알게 됐다."

-검증위에서 분석해 보니 김씨의 경우 도곡동 토지 매입에 3000만원,다스 투자에 6억6000만원,부동산 10건 매입에 32억여원 등의 돈이 소요됐다.

여기에 대한 자금 출처는 없다.

"사실 나도 입증 서류를 달라면 자신이 없을 듯하다. 웬만한 사람은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두 사람의 투자 금액이 다른데도 매매시 배분 비율도 없고 매매대금도 김씨 계좌로 대부분 들어갔다.

5년 후인 2001년 2월 58억원이 지급됐다. 결국 도곡동 땅은 한 사람 소유라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 땅이 내것이면 얼마나 좋겠나. 1999년 김만재 포스코 회장도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 후보가 김 회장에게 땅을 사달라'고 얘기했다고 하는데,충격을 받았다. 김 회장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천호 뉴타운 지정

-다스 계열사인 홍은프레닝이 2002년과 2003년에 브라운스톤 천호 부지를 구입해 주상복합사업에 참여했다.

"이명박이 정보를 줘서 그렇게 하지 않았는가라는 전제로 물어보는 것 같다.

서울시장이 된 후 대통령을 하겠다는 결심이 섰을 때인데 뻔히 친·인척이 하는 줄 아는 회사에 정보를 줘서 일을 할 정도로 (내가) 어리석지 않다."


◆옥천 땅 관련


-후보는 1977년 옥천군 임야를 매입했다 82년 처남 김재정씨에게 매각했다.

투기 및 명의신탁 의혹이 있다.

"그렇지 않다. 명색이 대한민국 건설회사 CEO였는데 아무데도 안 사다가 투자 가치가 없는 땅을 샀다는 것은 옳지 않다.

매입 1년 전 주민들이 마을회관을 짓는다며 산을 사달라고 하고,고향이 그곳인 정택규 전무이사가 좀 도와 달라기에 부득이 사게 됐다."

-매입 당시 땅 근처가 행정도시 후보지로 떠올라 부동산 투기붐이 일었는데.

"그런 재료가 있었다면 400명이 공동 소유한 땅을 나한테 팔았겠나."


◆마무리 발언

"재산을 아이들에게만 돌려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 제 작은 성취(재산)가 저만의 것이 아니라고 본다.

제 성취라는 선물을 준 우리 사회에 감사하며,제 성취를 우리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얄팍한 생각을 갖고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순수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

(환원 시기는) 나만 안다."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리=강동균/노경목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