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잘 움직이지 않는 '무거운 주식' 한국전력이 7월 들어 10% 넘게 상승하며 오랜만에 힘을 내고 있다.

한전이 한 달에 10% 이상 상승한 것은 2005년 7월(12.6%)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자산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점이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또 우량주 공급을 위해 정부가 한전 자회사들의 상장을 추진 중인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년에 감소세를 보였던 한전의 영업이익은 올해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생기는 등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 영업이익은 1조5900억원으로 작년보다 20% 이상 늘어나 4년 만에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익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금리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내년 전기요금 인상률은 3.6%로 올해보다 1.5%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기업 상장도 주가상승의 촉매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 투자회사인 지역난방공사와 한전KPS의 연내상장이 추진되는 등 한전의 14개 지분법투자회사 중 7개사가 상장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특히 5개 발전자회사는 전부 순자산이 2조원을 넘어 상장이 결정될 경우 한전 주가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장 후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진정한 의미의 민영화가 이뤄지면 대규모 현금유입이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본사 이전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자산가치가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삼성동 본사를 2012년까지 나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은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서울 삼성동 본사부지의 장부가는 4500억원이지만 시가는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여 자산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한전주식 5.02%의 매각방침에 따른 물량부담이 있지만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최근 목표주가를 6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