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최근 상승장에서 소외돼 왔다.

지난해 이후 우회상장의 부작용으로 주가 급락이라는 홍역을 치렀고, 관련 업체 대부분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서고, 동종 업체 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등 산업 전체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 한해는 엔터 업계의 판도가 변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며 "대형화와 실적개선을 이룬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미는 특히 올 상반기 이렇다할 흥행작을 내지 못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던 영화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에는 국내의 대표적인 영화제작·배급사로 잘 알려진 MK픽처스가 강원방송에 매각됐다.

'쉬리'를 연출한 강제규 감독과 '공동경비구역 JSA'를 제작한 심재명 대표가 함께 만든 MK픽처스는 2004년 우회상장 당시 8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누렸지만 실적 악화가 계속되면서 초라하게 물러났다.

지난 18일엔 오리온그룹의 계열사 미디어플렉스가 자회사인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메가박스를 외국계 자본에 매각해 화제가 됐다.

연예매니지먼트와 드라마제작 업계에서도 굵직한 이슈들이 터져나왔다.

한때 엔터업계 대표주로 주목받았던 팬텀엔터테인먼트는 전 대표이사의 횡령, 주가조작 의혹 등의 악재가 겹치며 최근 3개월간 주가가 반토막났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마제작사인 김종학프로덕션이 코스닥업체 퓨어나노텍을 통해 우회상장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톱스타나 인기작품의 후광 효과 등 개별 재료보다는 기업 규모와 실적개선 추이에 더욱 초점을 맞춰 투자할 것을 권한다.

특히 대기업 계열로 비교적 안정적인 시스템과 수익규모를 갖춘 기업이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으로 꼽힌다.

김병국 대신증권 연구원은 CJ계열의 영화관 체인인 CJ CGV를 관심 종목으로 추천했다.

유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 계열의 온미디어와 미디어플렉스를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올리브나인 또한 모회사인 KT의 IPTV 사업 진출에 따른 콘텐츠 제공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 애널리스트 분석 ] SBSㆍ온미디어ㆍ엠넷미디어 유망

엔터테인먼트 버블이 지난해 붕괴되면서 올 상반기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혹독한 시련의 시기를 맞이했다.

영화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으며 50여개 이상의 우회상장 기업들 대부분은 영업부진으로 자금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는 역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장기적인 성장궤도를 보일 것이라는 차원에서는 현재의 어려움이 성장 초기단계에서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 기준이 과거보다 엄격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대형화 및 글로벌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메이저 기업만이 생존과 번영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오래 전부터 CJ 오리온 KT SK텔레콤 등으로 대별되는 대형 그룹들의 전쟁터로 변모해 있는 상황이다.

최근SBS 중앙일보 등 전통 미디어 기업들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타임워너와 월트디즈니 등 세계 메이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한국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변화다.

이들은 중국을 직접 공략하기보다는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한 우회공략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따라서 국내 4대 및 전통 미디어 기업들과 연계됨과 동시에 해외 메이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가져갈 수 있는 기업들에게 투자를 집중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대형주로는 지주회사 전환을 앞둔 SBS와 케이블PP의 온미디어,소형주로는 오리온의 미디어플렉스,CJ의 엠넷미디어,SK텔레콤의 IHQ,KT의 올리브나인 등이 눈에 띈다.

최영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