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지방은행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신고가를 경신하는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전북은행은 부진한 2분기 실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 대구·부산銀, 2Q 사상 최대 실적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대구은행의 순이익은 873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18.7% 증가한 수치다.

대구은행은 순이자 마진(NIM)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데다 비이자 부문의 이익이 늘어나면서 실적 호전세를 나타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의 성병수 애널리스트는 "대구은행의 2분기 실적이 비이자이익 호조와 대손비용 감소로 개선됐다"며 "하반기에도 이자이익 증가로 실적개선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원가성예수금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조달금리 상승은 지속될 것이나, CD금리 상승과 콜금리 인상으로 3분기까지 마진 환경이 우호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 애널리스트는 "이자부문의 부진이 일부 회복되고 비이자이익의 안정과 건전성 개선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대구은행이 우수한 자산운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 예대업 부문에서 자산운용을 통한 이익으로 수익성을 보완하면서 향후에도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은행도 2분기 순이익 789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600억원 가량되는 시장 추정치도 크게 웃돈 수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부산은행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것은 NIM 개선, 수수료 등 비이자수입의 증가, 예상치보다 낮은 비용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순이자이익과 순수수료이익이 견조하게 증가한데 반해 대손상각비는 106억원 늘어나는데 그친 것도 부산은행이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달성하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부산은행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백동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업 호황으로 지역 경기가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경남은행과의 경쟁완화가 순이자마진 관리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북銀, 2Q 실적 '기대이하'
전북은행의 상반기 실적은 신일 등 지역 건설업체 부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전북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한국투자증권의 추정치 94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3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대비 60%,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수치이다. 전북은행은 지역 중견 건설업체 부도로 인해 일시적인 대손충당금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확충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전북은행은 지난 1분기 450억원의 증자를 통해 자본구조가 다소 개선됐지만 무원가성 자금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다"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순이자마진이 10bp 이상 축소됐다"고 밝혔다.

지역 주택경기 여파로 자산건전성도 악화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통상적으로 2분기에는 부실여신 비율이 하락하는데, 이번 분기에는 오히려 상승했다"며 "기업여신의 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주가는 실적따라..대구·부산銀, '신고가'
지방 3개 은행의 주가는 각 행의 실적에 따라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은 이날 장중 신고가를 1만6600원과 1만8900원으로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 부산은행은 23%, 대구은행은 15% 올랐다.

반면 전북은행은 1% 가량 하락하고 있으며 지난 11일 이후 11% 가량 하락했다.

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