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서 무수아황산(SO2)에 대해 알아봤는데 SO2 첨가 여부를 두고 의견이 일치된 것은 아니다.

넣어야 한다는 쪽과 넣지 말아야 한다는 쪽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일부 와인 생산자들은 SO2를 첨가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소비자들이 음식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높아져 화학 제품이 섞여 있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SO2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한 많은 사람들은 SO2를 불필요한 화학 제품이라고 간주한다.

실제로 화학제품이 많이 사용되면 포도밭의 테루아가 강조되지 못한다.

SO2를 첨가하지 않으면 포도의 천연 과일 향이 잘 보존돼 신선함도 더 잘 유지된다.

뿐만 아니라 와인을 마시고 나서 생기는 숙취 또한 경감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SO2가 없는 와인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파리의 럭셔리 와인매장 라비니아에서는 'Sans Soufre(SO2가 없다)' 라는 푯말과 함께 10여개의 와인들이 진열장을 차지한다.

생산자들은 당연히 여기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

장인정신도 한몫한다.

와인 생산가 가운데는 첨가제가 필요 없는 완벽한 천연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와인 첨가물을 부정적으로 보는 니콜라 포텔(Nicolas Potel.버건디 지역 와인 메이커)씨는 SO2 첨가 없이 와인을 만드는 실험을 했다.

그는 SO2를 전혀 넣지 않고 와인을 만드는 시도를 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반면 클레르 포레스티에(Claire Forestier.버건디 지역 와인 메이커)씨는 SO2 없이 와인을 만드는 것은 미친 생각이라고 본다.

알맞은 조건의 와인 보관 장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무SO2 와인은 장기 보관이 어렵다.

이것이 무SO2의 문제점이다.

무SO2 와인을 보관하려면 약 14도 이하의 온도가 유지돼야 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와인 포도 농장에서 직접 와인을 구매해 와인 셀러(Cellar)에 넣어둔다.

하지만 와인숍에 진열된 와인과 대부분 수출되는 와인은 이런 환경을 맞추기가 어렵다.

또 아무리 양조 하는 과정에서 SO2를 첨가하지 않는다고 해도 와인에는 항상 소량의 SO2가 존재 한다.

자연적으로 발효하는 동안에 SO2가 부산물로써 생성된다.

효모는 소량(5~15mg/litre)의 SO2를 배출한다.

사실 100% 무SO2 와인은 환상일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무SO2 첨가 와인은 와인 산업에 경각심을 심어줬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와인 생산자들이 무절제하게 SO2를 사용해 왔지만 가급적 적게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게 됐기 때문이다.

SO2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현명한 사용으로 더 좋은 와인을 만들고 음미했으면 좋겠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 Corinne-Eom@ic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