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의 95% 이상이 성범죄와 연결돼 있는데,그동안 침이나 정액 등을 검사하는 시약값이 너무 비싸 과학수사를 제대로 못 하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범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현직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발견된 혈액(血液)과 정액(精液)을 구분 감별하는 데 필요한 시약을 개발,특허 출원해 눈길을 끈다.

김상근 반장,김기정 경위 등 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직원 12명은 지난 18일 특허청에 '정액반응검사용 희석액'이란 명칭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이들이 출원한 희석액은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액체가 혈액인지 정액인지 여부를 감별,범죄에 사용된 도구와 범인의 동선을 밝혀내고 이를 바탕으로 범죄를 재구성해 용의자의 범위를 좁혀나가는 이른바 '혈흔(血痕)형태분석연구'의 필수 용품이다.

김 경위 등은 기존에 전국 경찰관들이 사용해온 희석액을 특정 제약회사에서 독점 공급,가격이 비싸 쉽게 사용할 수 없었다.

때문에 수사가 위축돼 지난 3월부터 대체 희석액 개발에 착수했다.

김 경위 등이 개발한 희석액은 현재 여러 제약회사에서 병원에 의료용으로 공급하고 있는 '대장암 진단용 잠혈반응검사용 킷(KIT)'과 '전립선암 진단용 킷'에 적용하면 완벽하게 혈흔과 정액을 감별할 수 있다.

1회 검사비용도 기존의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김 경위 등은 혈액과 정액 시료를 구하기 위해 가족까지 동원,남모르는 노력을 기울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