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 클로드 모네의 대표작들을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태양 아래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빛과 색으로 잡아내 화폭에 옮긴 후기 인상파. 모네가 인상주의의 성서라 불리는 '수련' 연작을 제작한 지베르니 정원은 파리의 주요 관광코스 중 하나다.
하지만 인상파의 대표격 화가인 모네와 고흐 고갱 등이 일본미술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일반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일본 판화가 빼곡히 벽을 채운 모네 생전의 작업실이나,일본 그림을 베낀 고흐의 작품 앞에서 한국 관광객들은 어리둥절해진다.
'자포니즘'(Japonisme)은 19세기 후반 서구미술에 끼친 일본미술의 영향을 이른다.
일본은 1851년 런던 박람회를 시작으로 파리나 빈 박람회 등에 미술품을 출품했다.
이때 도자기나 공예품 닛폰도(칼)의 포장지로 쓰였던 우키요에(목판화)를 우연히 접하게 된 유럽인들은 그 대담한 색채와 이국적인 표현방식에 매료됐다. 자포니즘의 물결은 약 40여 년간 서구를 휩쓸었다. 당시 기준으로 초일류(日流)였던 셈이다. 자포니즘은 오늘날 미술뿐 아니라 문학 건축 연극 음악 등에도 폭넓게 그 흔적이 남아있다.
그렇다면 자포니즘을 한류(韓流)와 비교하면 어떨까.
문화적 특성과 깊이,전파방식 등은 한류와 많이 다르다.
그동안 한류는 특정 연예인 그룹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게 사실이다.
우리의 멋과 맛,즉 한국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글로벌 감각을 지닌 문화적 코드로 브랜드화 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진영 같은 젊은 기획자들은 "세계화 추세에 맞춰 연예의 제품,유통 영역,제작자 등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형태의 상품이든 글로벌 컨버전스(융·복합)를 추구해야 한류를 세계로 뻗어나가는 국가의 전략상품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화란 몇 번의 대형 이벤트로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새로움과 놀라움,재미와 흥미의 단계를 넘어 모방과 이동의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는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오랫동안 생명력을 갖고 다른 문화와 소통하고 섞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