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탱크'에 제동이 걸렸다.

그것도 'moving day'라는 3라운드에서 그랬다.

선두와는 6타차의 공동 3위.아직 18홀이 남아있지만,'아시아선수 최초의 메이저대회 우승'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22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커누스티GL(파71)에서 속개된 제136회 브리티시오픈 3일째 경기에서 1오버파(버디2 보기3)로 주춤했다.

3라운드 합계 3언더파 210타로 전날 2위에서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최경주와 함께 맨 마지막조에서 플레이한 세르히오 가르시아(27·스페인)는 버디만 3개 잡고 3타를 줄이며 3일 연속 선두를 질주했다.

가르시아는 합계 9언더파 204타로 스티브 스트리커(미국)에게 3타 앞서 있고,최경주 등 7명의 3위권 선수들을 6타차로 멀찍이 따돌렸다.

최경주는 이날 '마(魔)의 홀'로 불리는 18번홀(파4·길이 499야드)에서 1,2라운드에 이어 또다시 보기를 범한 것이 아쉬웠다.

최경주는 "오늘 후반에 비가 내렸고 기온도 많이 떨어지는 등 어려운 날이었다.

아직 18홀이 남아있어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최경주는 이날 오후 9시40분 비제이 싱(피지)과 한 조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다.

최경주의 말처럼 선두와 6타 이내에 8명이 포진하며 최종라운드를 벼르고 있어 가르시아의 우승을 단언하기는 이르다.

최종일 악천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보도 내려진 상태다.

공동 3위 가운데 어니 엘스(남아공)는 이날 트리플보기를 범하고 3언더파를 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경주가 주춤하고 타이거 우즈(미국)가 우승권에서 멀어지면서 스포트라이트는 가르시아에게 집중되고 있다.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선수 가운데 최고'라는 달갑지않은 수식어를 뗄 수 있는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더욱 그는 유럽 태생 선수로는 1999브리티시오픈 챔피언 폴 로리(영국)에 이어 8년 만에 처음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51년 만에 대회 3연패를 노렸던 우즈는 합계 1언더파 212타로 공동 15위.가르시아와는 8타차다.

그러나 우즈는 "1999년 대회 때도 로리가 최종일 10타 열세를 극복하고 우승한 적이 있다"며 우승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았다.

우즈는 1998년 조니워커클래식에서 최종일 선두와 8타 간격을 딛고 우승했으나 메이저대회에서는 역전승한 적이 없다.

한국선수 5명 가운데 최경주와 함께 커트를 통과한 '장타자' 이원준(22·LG전자)은 3오버파 216타로 공동 37위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