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블루베리 농장에 투자 … 전량 사들여 독점 판매

미국 청과업체 돌(Dole)이 국내 농가에 투자해 생산한 블루베리 판매에 나섰다.돌의 한국 현지법인인 돌코리아 관계자는 22일 "지난 주말부터 백화점과 대형 마트에서 돌 브랜드의 블루베리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외국 청과업체가 국내 과수농가에 직접 투자해 자체 브랜드 상품을 생산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돌코리아는 지난해 충북 청원군 북이면 서당리에 사는 농부 유강선씨의 블루베리 농장에 단지 조성과 종자 구입,재배시설 확대 자금으로 7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유씨는 2004년 국내 최초로 블루베리의 상업화에 성공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유씨는 돌코리아의 투자에 힘입어 재배 면적을 8264㎡에서 1만6529㎡로 늘렸다.

이에 따라 생산 규모도 지난해 2.6t에서 올해 4.2t으로 증가할 것으로 유씨는 보고 있다.

이는 국내 연간 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돌코리아는 또 유씨가 생산한 블루베리를 유기농 인증을 받도록 도와줬고 앞으로 호주에서 블루베리 전문가를 초빙해 재배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다.

돌코리아는 이 같은 기술·재정적 지원 대가로 2010년까지 유씨가 요구한 가격에 생산량을 전량 매입,돌 브랜드로 독점 판매하게 됐다.

현재 판매 중인 유기농 블루베리 가격은 100g당 7000~1만원.

다국적기업인 돌은 각국에서 소규모 농장과 계약해 재배 후 전량 매입,유통시키는 투자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돌의 이 같은 투자방식은 담보를 요구하고 묘목 및 시설비의 50% 미만을 제공하는 국내 지자체들의 지원 방식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블루베리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소득 작물로,시력 보호와 노화 방지 효과가 커 2004년 타임지가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했다.

국내에서는 생과일로는 수입할 수 없고 냉동·건조 상태로만 반입이 허용된다.

지난해 미국산 냉동 블루베리 수입량은 43만 파운드(약 19만5000㎏)로 2003년에 비해 38% 증가했다.

올해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지자체들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과 국내외 수요 증가로 재배 농가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돌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블루베리 주 수입국인 일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산 블루베리가 지리적 이점 덕분에 미국과 캐나다산보다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