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300㎜ 웨이퍼 증설 5조 투입
올해 초 이천공장 증설 무산으로 중장기 투자계획에 차질을 빚었던 하이닉스반도체가 내년 말까지 3개의 300mm 웨이퍼 라인을 증설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올해(4조5000억원)보다 많은 5조원 이상을 설비투자에 투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짓고 있는 청주 M11 라인을 합쳐 3개에 불과한 하이닉스의 300mm 웨이퍼 라인 수는 총 6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내년까지 7개의 300mm 웨이퍼 라인을 보유하게 될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양산 규모다.

업계는 벌써부터 내년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1위'자리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한판 승부를 점치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지난 4월 청북 청주의 옛 ㈜삼익공장 터에 짓기 시작한 M11 라인과 함께 M12 라인도 건설키로 했다.

M11 라인이 들어설 건물을 복층 구조로 설계해 1층에는 M11 라인을,2층에는 M12 라인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M12라인은 내년 상반기 완공되는 M11 라인에 이어 하반기께 완공될 예정이며,M11 라인과 마찬가지로 50나노급 300mm 웨이퍼 공정이 도입된다.

하이닉스는 M12 라인 건설에 3조원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이와함께 기존 200mm 웨이퍼 공정을 300mm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키로 했다.

현재 하이닉스의 200mm 웨이퍼 라인은 청주의 M8라인과 M9라인,이천 M7 라인,중국 우시의 C1 라인,미국 유진공장 등 5개다.

이 가운데 먼저 이천 M7 라인을 내년 중 300mm 웨이퍼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이닉스는 이번주 중 환경부에 이천공장의 구리공정 전환을 공식 요청키로 했다.

올 연말까지 공정전환이 허용되면 200mm 웨이퍼를 투입하는 M7 라인을 300mm 웨이퍼 라인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하이닉스는 M7 라인 업그레이드에 2조원가량이 들 것으로 보고,기존 200mm 웨이퍼 장비를 해외업체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이천 M7 라인에 이어 청주 M8,M9 라인과 중국 C1 라인 중 1개 라인도 내년께 300mm 웨이퍼 라인으로 바꾸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 하이닉스의 300mm 웨이퍼 라인 수는 기존 중국 우시 C2 라인과 이천 M10 라인 등 2곳을 합쳐 6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이닉스가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300mm 웨이퍼 라인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내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우열이 갈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 300mm 웨이퍼 라인은 200mm 웨이퍼 라인에 비해 생산성이 30% 이상 뛰어나다는 점에서 현재 주요 반도체 회사들은 200mm 웨이퍼 라인을 300mm 웨이퍼 라인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업계는 하이닉스가 내년 말까지 6개의 300mm 라인을 확보하게 되면 메모리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와의 규모 격차를 크게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경기도 화성 12·13·14라인,동탄 15라인에 이어 최근 완공한 미국 오스틴 제2공장까지 총 5개의 300mm 웨이퍼 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200mm 웨이퍼를 쓰는 11라인을 올해 안에 300mm 웨이퍼 라인으로 전환하고 내년 동탄 16라인을 준공하면 총 7개의 300mm 웨이퍼 라인을 보유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D램 출하량에서 삼성전자를 앞설 정도로 하이닉스의 생산성은 뛰어나다"며 "계획대로 내년까지 300mm 라인을 추가한다면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해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