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간 첫 합동연설회가 22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실시됐다.

제주는 지역 색채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 만큼,연설회 결과는 전국의 판세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명박 박근혜 후보는 이날 연설회에서도 검증 문제를 놓고 각을 세웠다.

◆"미래를 봐야""나에게 맡겨라"

이 후보는 검증 공세에 대해 적극 반박하며,반드시 극복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반면 박 후보는 검증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위기 관리 능력과 당에 대한 공헌도를 내세웠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의 정권 교체를 막으려는 세력들이 포위하고 있다"며 "매우 은밀하고 계획적인 과거의 정치 수법으로 정권 교체를 막고 있다"고 여권을 공격했다.

그는 "왜 한나라당 경선에 국정원이 개입하느냐"며 "이명박이 (한나라당)후보가 되면 이길 수 없기 때문에,후보가 되지 못하도록 공작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박 후보 측도 겨냥했다.

그는 "우리는 이회창 후보 때 '네거티브'때문에 졌다"며 "자중자애하고,서로 아끼고 화합해야 한다.

안에서 던진 돌이 더 매섭고 가슴을 아프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눈만 뜨면 20년 전,30년 전,50년 전 옛날로 돌아가려는 과거세력 때문에 미래세력이 발을 붙이지 못했다"며 "말 잘하는 대통령보다 일 잘하는 대통령을 뽑아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우리는 본선에서 이기기 위해 경선을 하고 있다"며 "12월19일 최후의 승리를 위해 어떻게 해야하나.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본선에서 이길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어떤 후보를 내놓느냐에 따라 정권교체가 될 수도,실패할 수도 있다"며 "이 정권의 어떤 공작과 공격에도 끄떡 없이 이겨낼 수 있도록 당차고 흠이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으로부터 검증 공세를 받고 있는 이 후보를 겨냥한 발언들이다.

박 후보는 "누가 믿을 수 있는 후보인가.

정권교체를 100% 확신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가"라며 "나는 자신이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정권과 싸워서 패배한 적이 없는 박근혜"라며 "지금까지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물러서거나 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어 "7%였던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50%로 만들었다.

대표 시절 여당 대표 8명을 상대로 8전8승을 거뒀다"며 "역사상 가장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

나를 믿어달라,나에게 맡겨달라,나는 여러분의 괸당(친구라는 뜻의 제주도 사투리)"이라고 말했다.

◆빅2 비판

홍준표 후보는 이-박 후보 모두를 비판했다.

그는 박 후보에 대해 "대북 정책이 5공 수준을 넘지 않는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를 이어 받아야 하는데,참으로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를 향해선 "(그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로 인해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가슴 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고향인 원희룡 후보는 '통일대통령'을 내세우며 "평화의 섬 제주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겠다.

평화체제를 선언하고 남북연합의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제주=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