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ㆍ브랜드ㆍ이미지ㆍ콘텐츠ㆍ감성…

우리가 제품을 구입할 때 고려하는 가치는 어떤 것들인가.

우선 재료비에 해당하는 본질적인 가치(intrinsic value)가 있다.

가공 과정에서 부가적인 가치(process added value)가 생겨나고 이윤(margin)이 추가된다.

구매자들은 이 같은 세 가지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따진 뒤 대가를 지불한다.

그러나 여기에 상징적인 가치(symbolic value)가 더해지면 얘기는 달라진다.

소비자들은 브랜드 디자인 감성 등의 상징적인 가치,다시 말해 소프트(soft)한 가치를 구매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상징적인 가치에 관해서는 합리성보다는 비합리성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명품도 이 같은 상징적인 가치를 혁신한 결과물이다.

"다른 가치혁신에 매달릴 시간에 상징적인 가치를 혁신하는 데 전력투구해야 보다 많은 이익을 회사에 가져올 수 있다"(LG전자 이철배 LSR연구소장)는 주문도 그래서 나온다.

여기에 동의한다면 다음 과제는 상징적인 가치에 큰 대가를 지불하는 명품족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이다.

한 연구 결과는 과시욕과 가격 민감도에 따라,구매행태에 따라 명품족을 △심미적 쾌락주의자·완벽주의자(Hedonist & Perfectionist) △과시형 소비자(Veblenian) △부유한 속물형 소비자(Snob) △돈 없는 속물형 소비자(Bandwagon) 등으로 구분했다.

심미적 쾌락주의자는 명품을 남에게 보여주려기보다는 혼자 그 가치를 감상하려는 사람들이다.

미적 욕구가 강한 이들은 명품의 가치를 아룸다움에서 찾는다.

기계적인 완벽미나 생산과정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완벽주의자는 최고의 재료로 최고의 공법을 추구한 명품에 주목한다.

이들 두 부류는 대체로 무조건 비싸다고 지갑을 여는 부류가 아니다.

그 반대편에 있는 부류가 과시형 소비자다.

이들은 가격이 상승한 소비재의 수요가 허영심에 의해 더욱 증가하는 현상을 밝힌 경제학자 베블렌의 추종자들로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돋보일 수 있다면 지갑을 연다.

속물형 소비자는 부유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다시 구분된다.

퍼레이드 선두의 악대차(Badwagon)와 같은 특성을 보이는 속물형 소비자들은 돈은 별로 없으면서 과시형 소비를 하는 명품족을 가리킨다.

3개월 월급을 모아 명품 핸드백을 사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은 가격은 좀 싼 것을 추구하면서도 과장될 정도로 자랑하는 스타일이다.

비싼 제품을 샀다는 사실에 혼자 만족하는 돈 많은 속물형 소비자(Snob)도 명품족의 한 부류다.

명품의 아름다움은 이들의 관심 대상일 수 없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품은 만들기 쉽지 않다고 강조한다.

소비논리를 파악하기 어려운 속물형 소비자보다는 구매 특성이 명확히 나타나는 심리적 쾌락주의자·완벽주의자,과시형 소비자 두 부류를 겨냥해 상징적인 가치혁신을 이뤄야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