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은행의 대출 상한선을 설정,돈줄을 죈다.

지난 주말 금리를 올리고 이자소득세를 낮춘 데 이어 대출규제를 강화, 과열경기를 식히기 위한 다각적인 긴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올해 은행들의 대출증가율이 15%를 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관영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국 은행들의 상반기 대출금액은 2조5400억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이미 17% 불어난 상태다.

중국 은감위 류밍캉 위원장은 "은행대출의 증가는 경기과열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이며 대출에 따른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은행들의 올해 대출증가율이 15%를 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은감위는 은행들이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당초 돈을 빌릴 때 제출했던 사용처에 자금을 이용하는지 여부에 대한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하도록 했다.

생활자금으로 융자를 받은 뒤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자산버블이 발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대출자금이 부당하게 주식투자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치한 8개 외국계 은행에 대해 벌금을 물리는 징계를 내렸었다.

중국 정부가 금리인상에 이어 대출규제를 실시하는 등 유동성축소를 위한 조치를 연달아 내놓는 것은 경기가 과열되고 인플레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은 11.9%로 전분기에 비해 0.8%포인트 높아졌다.

중국 정부가 올초 설정한 목표치 9.8%를 2%포인트 이상 웃도는 고속성장이 지속되며 경기과열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또 소비자물가는 지난 6월 4.4% 오르며 중국 정부가 정한 마지노선인 3%를 크게 초과,인플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