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마감으로 분주한 한국경제신문사 편집국에 불청객 4명이 찾아왔다.

자신들을 '아프리카의 우간다 컴맹 경찰들에게 인터넷을 가르치러 가는 대학생'이라고 소개했다.

좋은 일 하러 가니 신문에 꼭 실어 달라는 부탁을 했다.

받아 줄 때까지 무조건 기다리겠다고 했다.

호기심에 만나봤다.

이들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운영하는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이다.

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인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매년 젊은이 300여명을 뽑아 전 세계 30여개국에 보낸다.

각 나라마다 4명씩 파견돼 한 달간 컴퓨터 교육,네트워크 정비 등 정보기술(IT) 관련 봉사 활동을 한다.

물론 한국의 문화를 알린다.

한중현씨(24)는 호서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이다.

한씨는 군대 동기인 김인환씨(25·서울시립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를 설득했다.

한씨는 친구 여동생인 정재희씨(23·이화여대 독문과)에게도 러브 콜을 보냈다.

합류한 정씨는 같은 학교 '아는 언니'인 임혜림씨(24·이화여대 사학과)를 불렀다.

그렇게 팀이 꾸려졌고 24일 출국한다.

사실 한씨와 정씨는 우간다에 가고 싶어서 '재수'까지 했다.

"작년에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에 응시했는데 탈락했어요.

왜 떨어졌을까 분석하다 1년 동안 제 경쟁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한씨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3개 더 취득했고 정씨는 편입까지 했다.

우간다에 우리나라 봉사단이 가는 건 4년 만이다.

임씨는 "우간다 시민단체들이 어서 와 달라며 하루에도 몇 통씩 이메일을 보낸다"며 "하루라도 빨리 가서 컴퓨터를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거린다"고 말했다.

수도 캄팔라에서 초·중·고·대학생과 교사 등 150명에게 IT 수업을 할 예정이다.

수업을 듣기 위한 경쟁률도 치열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주말에 우간다 경찰 30여명을 교육시킨다는 것."우간다 경찰들이 심하게 '컴맹'이라 저희에게 수업을 받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워드 파일로 표 만드는 것조차 힘들어한대요."

이들은 한국의 전통 문화도 알리겠다는 욕심에 인사동으로 갔다.

전통 공예품 가게에 무작정 들어가 자신들의 취지를 소개하고 좋은 일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젊은이의 치기가 귀여웠는지 물품을 선뜻 기부한 가게가 많았다.

벼루,한지,붓,옛날 동전 등 다양하게 받아왔다.

김씨는 "태극기 문양의 도장을 팠는데 우간다 학생들이 공부를 곧잘 하면 '참 잘했어요'라는 뜻으로 하나씩 찍어 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푼 꿈에 차 있지만 걱정도 많다.

정씨는 "우간다는 전염병 많고 여행유의국가라는 이유로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며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인질 사건이 터졌지만 우리가 가르칠 경찰이 신변을 책임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9월2일 돌아온다.

"많이 알려 주고 또 저희도 많이 배우고 오겠습니다.

시커먼 모습으로 한국경제신문사에 다시 찾아올 테니 그때도 저희 얘기를 들어 주세요."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