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조선·철강업계가 '여름나기 비상작전'에 돌입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중공업 현대제철 등 조선·철강업체들은 △제빙기·냉풍기 설치 △아이스 조끼 지급 △보양식 제공 등을 통해 '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옥외용 대형 에어컨인 스폿쿨러 580대를 건조 중인 선박들에 설치, 시원한 바람을 여러 갈래의 비닐호스를 통해 작업장 구석구석까지 보내고 있다.

스폿쿨러 못지 않게 더위를 식혀 주는 것이 제빙기.작업장 곳곳에는 총 110대의 제빙기가 하루 44t의 각얼음을 쏟아내고 있다.

이 얼음은 개인 휴대용 냉수통에 채워지며 수박화채를 만들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스폿쿨러 바람이 미치지 못하거나 이동이 많은 작업자들에게는 개인용 선풍기 7000여대를 보급하고 있다.

냉방기기를 이용해 더위를 쫓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름엔 잘 먹어야 하는 법.현대중공업은 가장 더운 7월20일부터 8월20일까지를 '혹서기'로 정해 이 기간 동안 삼계탕이나 장어구이 등 보신용 특식을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는 섭씨 1600도의 쇳물을 다루는 고로(高爐)를 비롯, 현장 곳곳에 제빙기를 설치하고 옥외 작업장에는 냉풍기를 설치해 작업장을 최대한 시원하게 유지하고 있다.

또 아이스 조끼와 냉매제를 넣은 목도리인 쿨 스카프, 아이스 팩 등을 지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달 초부터는 고열(高熱)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혹서기 현장 순회진료를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과도한 땀 배출로 인한 염분 부족을 막기 위해 각 공장의 작업 지휘소마다 식염 포도당을 비치해 필요시마다 복용할 수 있게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의 주재료인 철판은 계란을 깨뜨리면 바로 익을 정도로 여름 땡볕에 뜨겁게 달아 오른다"며 "만반의 준비를 해도 덥고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