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PC 업체인 미국 델이 한국 시장에서 홈쇼핑 채널을 통한 판매를 시작한다.

델의 한국 법인인 델코리아는 GS홈쇼핑을 통해 소비자용 노트북PC '인스피론 1420'을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인터넷 및 전화 주문을 통한 직접판매만 고집해온 델이 한국 시장에서 홈쇼핑 채널 판매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첫 판매방송은 24일 밤 11시40분부터 12시40분까지 나간다.

가격대가 낮은 모델을 다수 보유한 델이 홈쇼핑 채널을 통해 PC를 판매하기 시작하면 이미 이 시장에 진출한 후지쯔 도시바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홈쇼핑 채널에서는 일본 업체와 삼성 LG 등 국내 업체의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반면 HP 레노버 등의 점유율은 낮다.

CJ홈쇼핑의 경우 노트북을 예로 들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전자(27%),HP(26%),LG전자(18%),후지쯔(11%) 등 여러 업체가 고루 시장을 나눠 가졌으나 올해 들어서는 후지쯔의 비중이 77%까지 치솟는 등 쏠림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델이 진출한 GS홈쇼핑에서는 노트북은 도시바가 과점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 LG HP 후지쯔 삼보컴퓨터 등이 적은 몫을 놓고 다투고 있다.

도시바 제품의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데스크톱에서는 주연테크 삼성전자 한국HP 등의 점유율이 높다.

PC업계는 여러 업체가 경쟁하는 홈쇼핑 채널에 델이 뒤늦게 뛰어들어 얼마나 시장을 잠식할지 주목하고 있다.

PC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판매는 가격 경쟁이 어느 채널보다 심해 마진이 박하다"며 "업체가 난립했다가 경쟁력 있는 일부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판인데 델이 너무 늦게 뛰어든 감이 있다"고 말했다.

델코리아 측은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해 홈쇼핑 판매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델의 창업자인 마이클 델 회장은 올 들어 경영에 복귀하면서 "직접판매는 종교가 아니다"며 "고객 접점을 늘리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대처하자"고 말한 바 있다.

PC업계는 델의 GS홈쇼핑 판매 개시를 판매방식 다각화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델은 미국에서 홈쇼핑뿐 아니라 월마트와 같은 할인마트에서도 PC를 판매한다.

델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진행하는 다른 판매방법도 조만간 한국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방식을 탈피해 소비자에게 델의 제품을 알리는 다양한 방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