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법은 일자리 창출보다는 일자리 있는 사람을 더 잘해주자는 법"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쓴소리를 했다.

조 회장은 23일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개막한 전경련 하계 포럼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비정규직법은 일자리 창출보다는 이미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대우를 더 잘해주자는 법"이라며 "지금은 일자리 창출에 정책의 무게를 실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이어 "비정규직법이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이랜드 경영진이 비정규직 대신 아웃소싱(외주)을 선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면서 되레 근로자들을 거리로 내몬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회장은 또 "노사갈등으로 인해 우리의 일자리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합심해서 막아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성,국내총생산(GDP),해외의 임금규모 등과 비교해 봤을 때 우리의 임금수준은 절대적으로 높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노사가 공동운명체라는 인식 아래 품질 좋은 물건을 만들어 비싼 가격에 팔면 충분히 싸워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와 관련해 조 회장은 "돈은 겁쟁이여서 조그마한 불확실성에도 숨어버린다"며 "예를 들어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가 다소 완화됐다고 얼마만큼 더 투자하라고 강요하는 사고방식을 돈은 두려워한다.

돈이 안심하고 시장에 나와 뛰어놀 수 있는 투자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출총제에 대해 조 회장은 "최근 출총제가 다소 완화됐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출총제 완전 폐지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