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진짜 제품에만 붙어 있는 상표 바코드까지 똑같이 만듭니다.

인도네시아 공장에 직원을 직접 보내 무엇이 다른지 감별해야 할 정도예요."

이무학 나이키스포츠 차장은 관세청 주관으로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린 '위조상품 비교전시회'에서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짝퉁' 제조 기술에 혀를 내둘렀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구찌 버버리 샤넬 나이키 혼마 등의 주요 제품의 가짜와 진짜를 나란히 비교해볼 수 있는 이날 행사에는 오전에만 1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명품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실감하게 했다.

관세청 및 각 브랜드 관계자들은 "위조품을 만드는 기술이 갈수록 진화해 전문가조차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세청 관계자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로고에 새겨진 무늬로 위품을 감별하곤 했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소용이 없어졌다"며 "바느질 처리와 재질도 좋아져 진품을 옆에 놓고 일일이 비교해봐야 위조품을 구분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선글라스 부문에서 위조품이 가장 많은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이 대표적 사례다.

수입사인 사필로코리아의 정효숙 마케팅 팀장은 "'짝퉁'의 로고 무늬 등 포인트 장식은 진품과 거의 같다"며 "일반인들이 식별하기 어려운 렌즈의 모양이나 로고의 음각 깊이로 구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알마' 가방도 무늬만으로는 '특A급 짝퉁'과 진품을 분간하기 어렵다.

루이비통 관계자는 "손잡이 부분 안쪽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진품은 주름이 없고 빨간 칠이 들어간 마름질 부분이 깔끔하지만 가짜 제품은 손잡이 부분에 주름이 있고 마무리도 약간 울퉁불퉁하다"고 설명했다.

100% 장인의 수공으로 제작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명품 중 하나인 에르메스 핸드백조차 외형만 봤을 때는 진품과 위조품을 구별하기 어렵다.

'짝퉁'의 진화가 이뤄지면서 특징적인 현상은 '짝퉁'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 및 원자재 비용이 어지간한 고급 브랜드 '뺨칠 정도'라는 것.한 업체 관계자는 "300만원짜리 핸드백의 경우 '특A급' 위조품이 100만원쯤 하는데 거기에 들어간 부품을 뜯어보면 100만원 가치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행사장에 나온 리바이스 청바지의 경우 원단 및 디자인이 진품과 거의 완벽하게 똑같다는 평을 받았다.

관세청 관계자는 "짝퉁 전문 제조자들의 기술이 매년 진화하면서 세관 당국 및 상표권자와 짝퉁 제조 업체 간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강은구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