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데도 열성적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돈을 들여 디자이너를 교육시킨 뒤 두각을 나타내면 파리로 대거 보내고 있다.

디자이너의 상상력과 패션산업의 가능성에 국가가 나서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 디자이너들의 현실은 척박하다.

스스로 돈을 모아 해외에 진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탄생은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국내에 안주할 수 없다'며 해외시장을 두드리는 디자이너들도 적지 않다.

이상봉은 세계에 '한글 패션'을 입히기 위해 뛰고 있다.

지난 2월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 로페라거리에서 열린 '프레타 포르테 파리 컬렉션'에서 그는 한글로 디자인한 작품을 선보여 한글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에서 '보라(Bora)'라는 브랜드로 활동 중인 이화숙도 지난 1월 주한 호주대사관 주최로 열린 '2007년 호주의 날' 행사에서 단독 패션쇼를 열었다.

2004년 미스유니버스 대회에서 우승한 호주 대표 제니퍼 호킨스가 입었던 황금빛 드레스도 그녀의 작품.이화숙은 호주에 이어 유럽과 미국,중국 동남아 등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프랑스와 이탈리아 같은 패션 선진국이 될 수 없다면 패션 본고장에 한국 디자이너들을 적극적으로 진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승현 디자인와우 대표는 "국내 디자이너들이 단독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중국 동남아 일본 유럽 등 디자이너를 필요로 하는 나라들의 관련 정보나 서비스를 국가가 정책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해외 디자이너들 사이의 네트워크 구축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