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시카고 대학의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지금 당장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단정한다.

"승진을 한다면,집을 산다면,날씬해 진다면…"하는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어떤 특정한 일에 몰입해서 시간이 정체된 듯한 느낌을 갖게 되면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완전한 심리적 몰입을 뜻하는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플로(flow) 이론'인데,우리 말로는 삼매경인 셈이다.

이런 심리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취미를 가지는 게 좋은 방법이다.

취미생활은 곧 골치아픈 현실문제에서 탈출해 자기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사소한 즐거움에 빠지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굳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빗소리를 듣는다든지,모래사장을 뛰어다녀 본다든지,석양을 바라본다든지,활기차게 걸어본다든지,촛불을 켜고 식사하는 일들 모두가 감동을 자아낼 수 있는 것이다.

휴가와 여가시간을 활용해 창의력을 키우고 자기계발을 하자는 '휴(休)테크'에서 '플로'가 강조되곤 한다.

무작정 떠밀려서 쉬는 게 아니라,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기만의 취향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만이 '재충전'이라고 하는 휴식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기업들은 "잘 쉬고 잘 노는 것이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충분히 쉬어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며,직원들의 휴가기간을 대폭 늘리는 등 휴테크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잘 쉬는 것이냐"하는 문제에 직면하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휴가에는 마음 따로 몸 따로가 아닌 구체적인 계획이 따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가족, 친구들과 어울려 여행이나 하며 그저 웃고 떠드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반성의 시간을 갖고,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일이 바로 휴테크인 것이다.

잘못 쉬면 갈등만 일으킬 수 있는 독(毒)이 된다는 사실을 경계할 일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