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최창원 부회장의 독자 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케미칼 지분을 전량 매각함에 따라, 최창원 부회장은 최대주주이자 대표로서 자리를 다지게 됐으며 책임경영의 명분을 얻게 됐다.

최창원 부회장은 25일 현재 SK케미칼의 총지분의 8.85%(183만2121주, 보통주 기준)를 보유해 독보적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SK케미칼의 실제 경영에 참여하지 않지만, 그룹의 대표로서 SK케미칼과 연관돼 왔던게 사실"이라며 "이번 매각으로 SK그룹이 강조하고 있는 책임경영을 더 확고히 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4일 보유중이던 SK케미칼 지분 5.86%(보통주 기준, 121만4269주)를 당일 종가(8만3000원) 대비 3%(2490원) 할인된 주당 8만510원씩 총 978억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SK케미칼에서 최창원 부회장 일가 등이 보유한 주식은 27.07%에서 21.54%로 낮아진 반면, 외국인 지분은 25.60%에서 27.26%로 높아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계열분리나 분가의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일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C, SK ENS, SK해운 등 7개의 자회사 그리고 손회사로 구성된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그렇지만 SK케미칼과 SK건설은 지주회사 체제에 들어가지 않아 계열로부터 분리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번에 최태원 회장의 지분매각으로 SK케미칼은 사실상 독자경영체제를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기적인 문제를 들어 최 회장의 지분 매각은 SK에너지와 SK의 재상장 전날의 '깜짝쇼(?)'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즉 '책임경영'의 차원이라면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쉬쉬할 이유도 없기 때문에, 재상장을 앞둔 최 회장 개인의 주식정리 차원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 계열분리가 SK케미칼이나 SK그룹 어느 쪽에도 득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SK그룹측은 계열분리나 분가 등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못박았다.

SK그룹 관계자는 "SK케미칼의 주가흐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 마감후에 매각하게 됐다"며 "계열분리나 분가 등의 수순을 생각했다면 매각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케미칼 관계자도 "SK의 기업문화와 브랜드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계열분리설을 일축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