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특허출원(PCT) 경쟁에서 LG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삼성전자를 눌렀다.

특허청은 지난 상반기 중 PCT 출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LG전자가 총 406건을 출원,국내 기관(기업·대학·연구소 등) 중 1위를 차지했다고 25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318건을 출원해 LG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LG화학(136건),한국전자통신연구원(119건),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27건) 등이 뒤를 이었다.

PCT란 국제특허출원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국제 조약으로 출원인이 자국에 특허를 출원한 후 특허 획득을 원하는 국가를 지정하면 그 국가에서도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인정받는 제도다.

한국 특허청이 1999년 PCT에 가입한 이후 국내 PCT 출원건수에서 LG전자는 줄곧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LG전자는 그러나 지난해 총 691건을 출원해 처음으로 삼성전자(549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상반기까지의 추세대로라면 LG전자는 올해 연간으로도 삼성전자를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린 데다,남용 부회장 취임 후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해외시장에서의 기술 보호 필요성을 강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허청은 그러나 PCT 출원 건수가 그 회사의 기술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PCT 출원 건수는 각 회사의 특허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한 건의 특허기술이 수십건의 특허기술보다 더 높은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PCT 출원은 여러 나라에 동시에 출원하는 장점이 있지만 등록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단점"이라며 "삼성전자는 비용이 많이 들어도 개별 국가에 곧바로 출원하는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 특허 출원 건수로 따지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IBM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상반기 전체 PCT 출원 건수는 총 319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4% 증가했다.

이는 지난 5년간의 연평균 증가율 20.9%를 웃도는 것이다.

기술 분야별로는 전기·전자·정보·통신 등 정보기술(IT) 분야가 1393건으로 가장 많았고,화학·생명과학 분야(734건),기계·금속 분야(480건) 등의 순이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