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올해 임금협상 결과 지난 4분기 동안 기록한 영업적자 만큼의 비용 부담을 추가로 떠안게 됐다.

25일 기아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4일 타결된 노조와의 임금협상에 따라 약 2400억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지출하게 됐다. 이는 기아차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기록한 영업적자 2312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에 따라 기아차의 올해 적자 폭이 당초 예상보다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아차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은 △기본급 7만5000원 인상(5.2%) △생계비 부족분 150% 지급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이다. 이 중 기본급 인상분은 해당연도의 임금은 물론 각종 수당과 퇴직금을 계산하는 데까지 연동되게끔 돼 있어 회사에 큰 부담을 안기게 된다.

현대 기아차는 비용절감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총임금 지급액이 해마다 증가,고임금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의 총임금은 2003년 1조4123억원에서 2004년 1조6325억원,2005년 1조7119억원,2006년 1조8311억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회사의 영업이익은 2003년 8124억원이던 것이 2004년 5131억원,2005년 740억원으로 떨어졌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12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기아차는 737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기아차는 회사가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노조의 요구에 응한 만큼 노조가 경영위기 극복에 협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끝내는 데 200일이 걸렸던 반면 올해 임금협상은 36일만에 끝났다"며 "노조도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알고 있는 만큼 앞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는 26일 조합원 투표를 실시,노사 합의안 수용여부를 결정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