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꿈의 지수'가 열렸다. 미국발 한파에 잔뜩 움츠렸던 코스피 지수가 국가 신용등급 상향 희소식에 힘입어 가볍게 2000포인트를 돌파, 안착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1.96P(0.60%) 상승한 2004.22를 기록, 종가 기준으론 처음으로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여전한 가운데 뉴욕 증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 재발로 급락했다는 소식이 개장 직후 투자심리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지속되면서 오전 한때 1962포인트까지 밀려났던 지수는 개인들의 꾸준한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점차 줄여나갔다.

여기에 오후 들어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2로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코스피는 단숨에 2000선을 넘어 2011포인트까지 치솟아 올랐다.

이날 지수 등락폭은 무려 50포인트에 달해 말 그대로 '냉탕'과 '열탕'을 드나들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3144억원과 3335억원 순매수를 기록, 외국인(6662억원) 매물을 대부분 소화해냈다.

프로그램은 막판 순매수로 돌아서며 2953억원 '사자'로 마감됐다.

전기전자 은행 건설을 제외한 전업종이 강세를 시현했고, 특히 증권 업종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섬유의복과 음식료 등도 크게 뛰었다.

삼성전자와 POSCO, 국민은행 등이 부진했던 반면 현대중공업과 신한지주, 현대차, SK텔레콤 등은 줄줄이 뛰어 올랐다.

분할후 재상장된 SK(13.2%)와 SK에너지(5.9%)가 나란히 상승했다. 오는 30일 기업분할을 위한 거래정지를 앞둔 한진중공업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CJ가 8% 가까이 급등하는 등 지주사 관련주들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호가 폭주로 이틀 연속 일시 거래정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서울증권이 상한가 행진을 재개했다. 반면 전날 급등세를 보였던 현대모비스는 닷새 만에 하락 반전했다.

코스닥 지수는 819.60으로 6.13P(0.75%)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6억원과 70억원 순매수로 오랫만에 동반 '사자'에 나섰다. 반면 개인은 171억원 순매도를 기록.

실적부진 우려에 시달리던 NHN이 나흘 반에 반등한 것을 비롯해 LG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 아시아나항공 등이 일제히 뜀박질했다.

외국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평산이 8.6% 급등했고, 웹젠이 가격 제한폭 근처까지 치솟으며 눈길을 끌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 아로마소프트는 막판 매물이 쏟아지며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유가증권시장의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는 각 480개, 298개였다. 코스닥 시장에선 상한가 20개를 비롯, 489개 종목이 상승했고 442개 종목은 내렸다.

메리츠증권의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으로 국내 증시의 선진 증시 편입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증시의 영향력도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