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 깜짝카드 될 수도"

참여정부가 대통령 선거를 5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2단계 국가균형발전계획을 내놓은 것을 두고 2002년 상황을 재연시키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당시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은 2002년 9월30일 선대위 출정식에서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깜짝 카드를 발표했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비교했을 때 15%포인트에 이르는 지지율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수도 이전'이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노 후보가 5년 전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는 '수도 이전' 공약이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도 전략은 비슷하다는 진단이다.

참여정부는 '지역간 균형발전'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구체적으론 수도권 이외 지역의 발전 촉진이다.

올해도 서울 등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결판을 내보겠다는 구상이란 지적이다.

화두가 5년 전엔 '수도 이전'이었다면 이번엔 '민간기업 이전'으로 바뀐 셈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기는 기업에 대폭적인 세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노 대통령이 지지하고 있는 범여권과 한나라당 간 대선후보 격차는 상당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및 박근혜 전 대표 등 한나라당의 대선 주자들과 범여권 후보진영과의 지지율 차이는 최고 30~40%포인트에 이른다.

2단계 균형발전의 핵심인 '지역 분류'는 5년 전과 마찬가지로 9월께 나올 전망이다.

어떤 지역 기업에 법인세를 더 깎아주느냐 하는 문제가 9월에 결정된다는 얘기다.

참여정부의 발표 내용대로라면 지방이라 하더라도 1지역,2지역,3지역 등 어디에 포함되느냐에 따라 법인세가 최고 40%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일각에선 '지역 분류'를 뒤로 미룬 이유에 대해 "다음 달 한나라당과 범여권의 대선 후보 윤곽이 나타난 뒤 대응하겠다는 정치적 계산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역 분류'의 지표로 인구 경제력 재정 복지 인프라 등이 확정돼 있기 때문에 '지역 분류'의 결과를 지금 내놓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다는 얘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법인세 경감 문제는 나라살림과 기업 경영 양 측면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 정치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