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2,000 시대가 본격 개막한 25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최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름세로 돌아서 2,004.22로 마감, 종가 기준 2,000선을 돌파했으나 외국인은 이날 하루 6천68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13일부터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웠으며 이 기간 순매도 물량은 총 2조8천534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이 연일 주식을 파는 동안에도 코스피지수는 상승 추세를 이어가 94.47포인트(4.95%) 급등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이 각각 1조7천887억원, 4천874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실현이 지속될 경우 증시 2,000 안착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는 차익 실현과 더불어 최근 미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으로 위험 자산의 비중을 낮추는 차원에서 한국과 같은 신흥 시장 비중을 축소해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주가 상승이 이어지는 한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 외국인들의 순매도액은 10조7천535억원이었고 올해는 지금까지 3조1천272억원의 누적 순매도액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동양종금증권 이현주 애널리스트는 "외환위기 이후 2000년 초까지 국가등급 상향조정이 이어질 때 외국인들이 보였던 매수세는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 확대 차원에서 봐야한다"며 "외국인의 최근 공격적인 매도세는 그동안 샀던 물량에 대한 차익 실현일 뿐 한국 증시를 떠나려는 신호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