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 이래로 동유럽지역에는 많은 흡혈귀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루마니아의 흡혈귀가 가장 잘 알려진 것이다.

수척한 몸매, 창백한 안색, 번쩍이는 눈, 두툼하고 빨간 입술, 뾰족한 송곳니, 길고 날카로운 손톱, 초인적인 힘.

소름끼치는 모습으로 밤만 되면 무덤을 나와 사람의 피를 빨아먹으면서 다른 흡혈귀를 만들어낸다.

흡혈귀 소설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말엽이다.

19세기초에는 알렉상드르 뒤마와 같은 작가들이 흡혈귀 희곡을 써서 무대에 올림으로써 관객들의 피를 얼어붙게 했다.

1847년에는 영국에서 "흡혈귀 바니-피의 향연"이라는 소설이 나와 흡혈귀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그로부터 50년뒤인 1897년에는 아일랜드태생의 무명작가인 브램 스토커가 "드라큘라"라는 흡혈귀 소설의 고전을 내놓았다.

그 소설의 무대는 루마니아의 트랜실바니아였다.

그 작가는 대영박물관 소장의 문헌에서 수집한 흡혈귀 전설에다 루마니아의 중세때 폭군인 블라드5세와 헝가리의 백작부인인 엘리자베스 바토리의 일화를 가미하여 "드라큘라"라는 흡혈귀를 창조해냈다.

1456~62년 왈라키아를 지배한 블라드5세는 짧은 기간동안에 4만명을 긴 창에 꿰거나 말뚝을 박아 죽였다.

그래서 그에게는 루마니아어로 "악마의 아들"을 뜻하는 "드라쿨레아"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엘리자베스 바토리는 미모를 유지할 목적으로 60여명의 소녀를 잡아다가 그 피를 마시고 목욕을 한 혐의로 1611년 유죄판결을 받았다.

여기에서 탄생된 드라큘라는 그 뒤 소설 연극 영화에 등장하게 되어 연예세계의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실체가 과학적으로 중명된 것은 없다.

다만 중세후기에 동유럽에서 귀족끼리의 혈족결혼으로 생긴 적혈구생성 이상증이 흡혈귀 전설을 만들어냈다는 주장이 있을 뿐이다.

적혈구를 만드는 기초물질인 포르피린이 과잉생산되어 피부 눈 이가 붉어지고 윗입술이 오므라들며 피부에 균열이 생겨 햇볕에 쬐면 피가 나는 증상으로서 치료방법은 낮에는 햇볕아래 나가지 않고 피를 마시는 것 뿐이었기 때문이였다고 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