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돼 있던 한국인 23명 가운데 8명이 석방됐다고 25일 밝혔다.

그러나 알 자지라 방송은 한국인 인질 가운데 1명이 살해됐다고 보도,나머지 피랍자들의 안전은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이들의 신병을 인도하는 대로 안전한 곳으로 이송,간단한 건강검진을 실시한 뒤 이른 시일 내에 귀국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석방된 8명은 가즈니 미군기지,카불,두바이를 거쳐 서울로 귀국하게 된다. 이들의 석방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무장단체 간 협상 결과에 따라 이뤄졌다.

정부는 탈레반에 붙잡혀 있는 나머지 15명에 대해서도 조속히 석방이 이루어 질수 있도록 아프가니스탄 정부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앞서 아프가니스탄 정부 당국자는 이날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 측에 거액의 몸값을 지불했으며 수감 중인 탈레반 요원 8명의 석방을 약속했다"고 말한 것으로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아프가니스탄의 수도인 카불 현지에서 취재 중인 교도통신에 이같이 말했으나 몸값의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을 살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이 제시한 시한 몇 분 전에 몸값을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당초 탈레반의 요구대로 탈레반 죄수 8명과 한국인 인질들을 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인 인질 23명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무장세력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정부가 몸값을 지불한 것은 나토(NATO),미국 등 동맹군이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반대하고 있어 협상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데다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도 가즈니주 일대의 봉쇄로 퇴로가 막히자 협상 쪽으로 돌아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탈레반 내부 이견으로 협상이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앞서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수프 아마디는 "오늘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6시30분)까지 탈레반 죄수 8명이 석방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 중 일부를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