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25일 한국인 인질 23명 중 8명을 석방하고 남성 인질 1명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납치,억류한 지 7일 만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피랍자 23명 가운데 8명이 석방돼 안전한 곳으로 이동 중”이라며 “이들의 신병이 인도되는대로 안전한 곳으로 이송,간단한 건강검진을 실시한 뒤 이른 시일내에 귀국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석방된 8명은 가즈니 미군기지,카불,두바이를 거쳐 귀국할 예정이다.

앞서 아프가니스탄 정부 당국자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측에 거액의 몸값을 지불했으며 수감 중인 탈레반 수감자 8명의 석방을 약속했다”고 말한 것으로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몸값의 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을 살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탈레반이 제시한 시한(한국시간 25일 6시30분) 몇분 전에 몸값을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23명 중 남성 1명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살해됐다”고 말했다.

알 자지라 방송도 이날 오후 탈레반 대변인으로 자처하는 유수프 아마디를 인용,“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23명 중 1명을 살해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마디는 “아프간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인질 1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며 “앞으로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추가 살해할 것”이라며 “이는 한국 국민이 한국 정부를 협상에 나서도록 압력을 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알 자지라는 “탈레반은 살해한 남성의 시신을 한국인 일행을 납치한 곳에 놓겠다고 말했다”면서 “납치 지역인 가즈니주에 집결한 아프간 군경과 미군은 인질 살해소식에 구출작전 병력을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디는 또 26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간)을 한국인 인질 석방의 마지막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